[카드뉴스]숭례문을 오방색 천으로? 거대한 굿판 될 뻔한 대통령 취임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7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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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방색 천으로 뒤덮일 뻔한 숭례문
거대한 굿판이 될 뻔한 대통령 취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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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 8명에도 포함되지 않은 일개 한복 디자이너가 왜 취임식 준비를 좌지우지하는지 전혀 몰랐죠. 그 때는...."



#. 2013년 2월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당시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측근인 한복 디자이너 김영석 씨(53)가 국보 1호 숭례문 전체를 오방색 천으로 감싸는 행사를 기획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 오방낭은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라 청, 황, 적, 백, 흑의 오색 비단을 사용해 만든 전통 주머니입니다. 우주와 인간을 이어주는 기운을 가져 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죠.

최근 최 씨의 PC에서 '오방낭' 사진이 담긴 파일이 발견돼 최 씨가 취임식에 직접 개입한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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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 행사 총감독을 맡았던 뮤지컬 '명성황후' 연출가 윤호진 씨(홍익대 교수)도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를 증언했습니다.

"오방낭 행사는 김영석 씨가 기획했다. 숭례문 전체를 대형 오방색 천으로 감싼 뒤 제막식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 윤호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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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 공사가 완벽히 끝나지 않아 소방방재 시설도 없는 숭례문에 천을 씌우면 화재 위험이 있다. 김진선 당시 취임식 준비위원장도 김 씨의 제안에 매우 곤혹스러워했다"
-윤호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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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김진선 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 끝에 겨우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오방낭' 복주머니에 국민들의 소망을 담는 행사로 바꿀 수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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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석 씨는 정식 취임식 준비위원 8명에 포함되지 않았던 인물.
그는 '최순실 측근' 자격으로 이후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 곳곳에서 모습을 보였습니다.
'대통령 측근의 측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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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취임식 때 입을 340만 원짜리 한복을 제작했고, CF 감독 차은택 씨와 함께 문화융성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미르재단 이사로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최순실 씨 전남편 정윤회 씨와 함께 박 대통령 팬클럽이 주최한 2014년 독도 콘서트에도 나타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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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 행사를 준비하며 수많은 개입과 마찰을 겪었다. 앞으로 이 정권에서 내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실세의 말을 거스르고 행사를 진행해 그런 듯하다"
-윤호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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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씨와 김영석 씨가 오방낭 행사를 직접 챙긴 건 취임식을 '거대한 굿판'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볼 수도 있다"
-문화계 한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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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비선실세의 측근'은 도대체 무슨 직책일까요?
왜 이런 민간인이 정부 공식 행사를 좌지우지했을까요?
최순실 씨와 관련된 각종 의혹의 끝은 대체 어디일까요?
참담합니다.

원본: 전승훈 기자·김정은 기자
기획/제작: 하정민 기자·이고은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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