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마비 위기서 나라 살릴 길 보인다
朴대통령 ‘최순실 실체’ 상세히 밝히고 野는 정파이익 넘어 초당적 협치 절실
‘최순실 게이트’로 국가 리더십이 빠르게 소멸되고 있다. 청와대는 ‘심사숙고’한다며 여론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울 뿐 속도감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거국(擧國)중립내각론 등 국정 수습 방안이 봇물처럼 제기되고 있지만 추상적 논의에 머물러 있다.
28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2013년 집권 이래 처음으로 10%대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정례조사 결과 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던 25일을 제외한 26, 27일 기간 조사만 보면 14%까지 폭락했다. 선장이 방향타를 놓친 대한민국호의 항로를 바로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박 대통령이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에 빠졌음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자신의 ‘선출 권력’을 어떻게 운용하는 게 국가 장래에 도움이 될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95초의 짧은 사과문이 오히려 역풍을 부른 만큼 박 대통령 스스로 알고 있는 진실을 다시 한 번 상세히 밝히고 검찰이나 특검의 의혹 규명에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남경필 경기지사 등 대선 주자들은 연일 거국중립내각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뭘 어떻게 거국내각을 구성할 수 있다는 건지, 과연 현실성 있는 방안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국가 이익과 국정 수습보다는 차기 대선 득실과 연계지어 현 사태를 바라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거국내각이든, 책임총리든 자칫 탁상공론에 그치고 국정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당장 청와대는 이날 거국내각 구성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를 내비쳤다.
서울대 강원택 교수는 “대통령은 물론 정치권도 정파적 이익을 넘어 (국익의 관점에서) 현 위기 국면을 풀어내기 위한 정치적 합의를 도출하는, 협치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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