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계획을 다시 점검하고 예산은 전액 삭감해야 합니다.”(배재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새로운 연구를 또 시작하거나 중복된 게 아닙니다. 기존에 돼 있던 것을 이번에 실행하는 겁니다.”(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2014년 11월 7일 문체부의 ‘2015년도 예산안’ 상정을 위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첫 전체회의는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통합 사업’으로 시작부터 삐걱댔다. 당시 교문위 소속이던 배 전 의원은 “대한민국 통합 이미지 만들겠다고 신규로 20억 원을 반영했는데 부처 의견도 제대로 수렴이 안 됐다”며 “이런 통합 이미지를 문체부에서만 하겠다고 하는데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예산의 전액 삭감을 요구했다.
다른 지적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김 전 장관이 적극 해명에 나섰다. 김 전 장관은 “국가 상징체계에 관련된 부처별 의견 수렴이 이미 국가브랜드위원회라든지 여러 단계를 거쳐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이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에서 이 사업에 대한 논란이 몇 차례 더 있었지만 문체부는 그때마다 적극 방어했다. 결국 이 사업 예산은 감액 없이 국회를 통과했다. 문체부는 2014년 6월 중순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통합 사업’이 포함된 5조8000억 원의 ‘문화·체육·관광’ 예산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고, 기재부는 해당 사업은 건드리지 않은 채 예산안을 확정해 그해 9월 23일 국회에 냈다. 사업이 처음 제안된 2014년에만 진통이 컸고, 2015년에는 순조롭게 이듬해 예산에 사업이 반영됐다.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국가브랜드와 정부 상징체계 사업이 추진됐다. 지난해에는 국가브랜드 상징체계 전시회, 국가브랜드 아이디어 및 키워드 공모, 국민 선호도 조사 등에 28억 원이 쓰였다.
하지만 사업 추진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국가적 내지 범정부적인 논의 과정과 구체적 합의 없이 계획돼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국회 교문위의 지적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올해 초 문체부는 “특정 슬로건이나 이미지로 국가브랜드를 규정하기 어렵다”며 내부적으로 국가브랜드 사업을 사실상 접었다가 3월 갑자기 ‘국가상징체계 개발 추진단’을 만들었다. 추진단장은 김 전 장관의 오랜 지인이자 같은 대학에 근무했던 장동련 교수가 맡았다. 경쟁 입찰을 통해 결정하게 돼 있던 홍보 등 외주회사도 수의계약으로 선정했다.
우여곡절 끝에 문체부는 3월 정부 상징체계를 태극 문양으로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7월에는 국가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를 발표했지만 프랑스의 ‘크리에이티브 프랑스(Creative France)’를 표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문체부는 지난해 대국민 공모전 결과를 참고했다고 해명했지만 ‘창조’나 ‘creative’라는 단어는 당시 공모전 순위 15위 내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일각에선 문체부가 만든 최종안이 있었으나 청와대에서 이를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로 바꿔 내려보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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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9 17: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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