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에선 광고전문가로 소개… 대표 맡았던 마레이컴퍼니
홍보 관련없는 문구 유통업체… 거주지 주소엔 장인 부부 살아
‘최순실 태블릿PC’의 개통자로 지목된 김한수 뉴미디어비서관실 행정관(39)의 청와대 입성 전후 행적에 관한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김 행정관은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밖에서 광고 전문가로 활동했다”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28일 동아일보 취재 결과 그는 박근혜 대선 캠프에 합류하기 전까지 홍보와 상관없는 문구 납품업체 등을 운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태블릿PC 명의 업체이자 김 행정관이 2005∼2013년 대표를 맡은 마레이컴퍼니는 팬시용품을 수입해 대형마트 등에 판매하는 유통업체였다. 그가 이사로 등재된 또 다른 업체도 홍보나 뉴미디어와는 무관한 회사였다.
김 행정관 전까지 마레이컴퍼니 대표를 맡았던 A 씨(40·여)는 “김 씨에 대해 처음 듣는다. 창업자 최모 씨의 부탁으로 대표 명의만 빌려줬다”고 말했다. 김 행정관이 청와대에 들어간 뒤 이사로 선임된 B 씨(38)도 “이 회사 출신인 김 씨가 청와대에 들어갔다는 건 알지만 그 배경이나 인맥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 마레이컴퍼니의 전현직 직원들 가운데 김 행정관이 청와대에 입성한 배경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김 행정관의 주거지도 의문투성이다. 마레이컴퍼니 법인등기부에 김 행정관 주소 중 하나로 기재된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아파트에는 그의 장인인 레미콘회사 대표 배모 씨(73) 부부가 살고 있었다. 배 씨는 2013년 5월과 6월, 현 정부 첫 방미·방중 경제사절단에 모두 이름을 올린 중소기업인이다. 배 씨는 “사위가 여기에 산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행정관이 2008년부터 5년간 거주했던 것으로 등기부에 또 다른 주소로 기재된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주상복합건물은 공교롭게도 최 씨의 ‘비선 아지트’로 알려진 빌딩의 바로 뒤 건물이었다. 두 건물 모두 최 씨가 운영했던 고급 카페 ‘테스타로싸’와 200m 거리였다. 김 행정관은 최 씨 관련 의혹이 제기된 뒤에도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지만 언론 접촉은 철저히 피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제의 태블릿PC를 최 씨가 갖게 된 경위는 검찰 수사로 밝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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