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기금 유용 의혹 등 조사
최순실 “고영태도 잘 모른다” 주장… 2일 구속영장 청구 방침
지난달 31일 검찰 출석 때 “죽을죄를 지었다”며 용서해 달라던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60) 씨가 검찰에서 태도를 180도 바꿔 자신에게 쏠리는 범죄 혐의와 국정 농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전날 밤 긴급 체포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최 씨를 1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으로 다시 소환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기금 유용 의혹,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 문건을 열람한 의혹 등 범죄 혐의 및 의혹을 밤늦게까지 강도 높게 조사했다. 검찰은 체포 시한(48시간)이 만료되는 2일 중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검찰은 최 씨의 신병을 확보하면 두 재단 비리뿐 아니라 최 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통해 국정 전반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국정 농단 의혹을 광범위하게 파헤칠 방침이다.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의 ‘강제 모금’ 의혹을 중심으로 최 씨에게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 최 씨가 대기업들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 원을 출연받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관련자 증언 등을 확보해 놓고 있다. K스포츠재단이 롯데그룹과 SK그룹에 각각 70억 원, 80억 원을 추가 요구한 과정에 안 전 수석이 관여한 사실이 확인되면 안 전 수석과 최 씨가 제3자 뇌물수수의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안 전 수석은 제3자 뇌물수수죄의 주범, 사인(私人)인 최 씨는 이 혐의의 공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최 씨는 검찰 소환 전에 변호인을 통해 “깊이 사죄한다”고 심경을 밝힌 것과 달리 검찰 조사에서는 “재단 설립은 나와 상관없다. 고영태도 잘 모른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오후 11시 57분 “각종 혐의에 대해 일절 부인해 증거를 인멸할 우려 등이 있다”며 최 씨를 긴급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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