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주요 시중은행 8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최 씨와 관련자들의 금융거래 명세 확보에 나섰다. 검찰은 최 씨의 측근 인사로 현 정부 문화사업과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CF감독 차은택 씨(47)에 대한 자료도 집중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오후 신한 KB국민 KEB하나 우리 NH농협 IBK기업 SC제일 한국씨티 등 주요 시중은행 8곳의 본점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 오른 A은행 관계자는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와 최 씨의 금융거래 명세 등을 제출하라고 했다”며 “최 씨뿐 아니라 특정 법인의 계좌가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 달라고 해 자료를 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 씨의 측근으로 지목된 차 씨와 그의 아내, 그가 관련된 법인들에 대한 계좌 정보 및 금융거래 명세도 함께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차 씨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수백억 원의 자금을 모금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미르재단의 설립과 운영에 핵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 씨의 불똥이 은행권으로까지 튀자 시중은행들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 씨와 대출로 얽혀 있지 않더라도 은행들이 인사 등에서 정치권의 입김을 강하게 받아왔기 때문에 어떤 의혹이 불거질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검찰의 자료 요청과 별개로 최 씨와 관련된 내용들을 다시 한 번 검토하며 문제 소지가 없는지 내부 점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0)에게 편법 외화대출을 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KEB하나은행에 대해서도 별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최 씨 모녀의 공동 명의로 된 강원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 일대 토지 약 20만 m²를 담보로 보증신용장(스탠바이LC)을 발급해 준 뒤 독일 법인을 통해 약 25만 유로(약 3억 원)를 대출해줬다. 개인이 보증신용장을 발급받는 것 자체는 위법이 아니지만 당시 19세였던 정 씨에게 보증신용장이 발급됐다는 사실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금융권에서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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