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 국정 농단 파문이 불거진 뒤 곳곳에서 시국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2일에도 역대 국회의장단까지 대거 포함된 정치·사회·종교계 원로의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사회 각 분야 단체와 해외 유학생까지 대열에 합류하면서 시국선언이 들불처럼 번지는 모양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는 ‘국가안보와 민생안정을 바라는 종교·사회·정치원로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시국선언을 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초당적인 거국내각 구성을 위해 결단하고 모든 국정 운영을 거국내각에 맡겨야 한다”며 “새누리당은 거국내각 구성에 협조해야 하고 야당은 국가비상사태를 당리당략에 이용하지 말고 대승적 차원에서 국정 정상화에 협력해 달라”고 밝혔다. 이 시국선언에는 박관용 김원기 임채정 김형오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김덕룡 김상현 손봉호 윤여준 정운찬 씨 등 사회 원로, 법륜 스님과 인명진 목사 등 종교계 인사가 이름을 올렸다.
외국 대학 유학생들도 시국선언에 가세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는 한인 동아리 학생 30여 명이 1일 오후(현지 시간) 규탄 시위를 벌이고 선언문을 내놓았다. 이들은 “어떻게 대통령 대신 민간인이 국정 운영 전반에 개입할 수 있느냐는 동료 미국인 학생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한인 학생들은 대답할 수 없었다”며 참담함을 드러냈다. 이들은 한글과 영문으로 작성한 선언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 있는 자세와 관련자 전원의 엄중 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호주 시드니에 있는 한인 대학생들도 1일(현지 시간) 주시드니 총영사관 앞에서 이번 사태를 비판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이화여대와 서강대 등 전국 40여 개 대학 총학생회가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선포식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 퇴진 운동을 전국적으로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와 한국환경회의 등이 각기 국정교과서와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에서 불거진 의혹을 언급하며 기자회견을 열면서 시국선언 대열에 사회 각계의 단체까지 줄지어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는 주최 측 추산 1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국집회를 겸한 철도노조 총파업 결의대회가 열렸고,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는 오후 7시부터 촛불집회가 열리는 등 각종 집회와 시위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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