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누구와 국정논의 하길래…

[혼란 더 키운 개각]정치권 반발
여권 일각 “이정현-최경환이 조언”, 김기춘 “나는 야인… 국정관여 안해”

　박근혜 대통령의 2일 개각 발표를 두고 야권이 강력히 반발하자 정치권에선 “대통령이 대체 누구와 국정을 논의하고 있느냐”란 목소리가 나왔다. 거국중립내각 구성에 대한 여야 간 논의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야당과 사전 협의나 양해 절차 없이 새 국무총리 후보자를 일방적으로 발표해 정국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김병준 총리 후보자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각각 추천했다고 한다. 이후 박 대통령은 이 대표와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국정 운영 방향을 논의한 반면 정 원내대표와는 별도로 연락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 참모진 사퇴 이후 박 대통령은 이 대표와 주로 국정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권 내에선 최경환 의원 정도가 조언을 건네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당내에서 제기된 지도부 책임론에도 사퇴를 거부하는 것은 박 대통령과 소통하며 국정을 수습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 대통령은 이원종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사임하기 전까지는 주로 이 전 실장과 수습 방안을 상의하며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김기춘 전 비서실장도 조언을 건네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날 김 전 실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를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다”며 “밖에 나온 야인이라 정부 일에 관여하지도 못하고 관여할 기회도 없다”고 말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송찬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