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현 수석, 국회운영위 답변… 野 “최순실하고만 소통했나” 비판
일각 “朴대통령에게 책임 떠넘겨”… 조윤선 “최순실 관련 의문가는 사람 있다”
“재임 기간 중 대통령을 독대한 적이 있나?”(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독대한 적은 없다. 다만 대통령이 반드시 독대로만 지시하진 않는다.”(김규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
2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不通)은 다시 논란이 됐다. 공석인 대통령비서실장 직무대행 자격으로 이날 출석한 김 수석이 2015년 10월 취임한 이후 1년 넘게 박 대통령과 한 차례도 독대한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다. 김 수석의 답변을 들은 백 의원은 “대통령은 결국 최순실하고만 소통했다는 거냐”며 답답해했다.
취임 초부터 ‘서면보고’만 받았다는 박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의 독대 부족은 최순실 게이트 이후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전체회의에선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임 기간 중) 몇 차례 (경제 상황을) 보고했지만 최근 보고한 지는 한 달이 넘었다”고 했다. 같은 날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1개월 동안 정무수석 재임 기간에 대통령과 독대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조 장관은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2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선 “대통령과 둘이 얘기할 기회는 여러 차례 있었다. 정식으로 신청해 회의장에 앉아 하는 식의 독대를 하지 않았다는 얘기”라고 해명했다. 참모들의 “독대하지 못했다”는 잇단 발언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들이 책임을 박 대통령에게만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이날 운영위에선 최순실 씨가 검문도 받지 않고 청와대를 수시로 드나들었다는 의혹과 관련한 질의도 이어졌다. 이영석 대통령경호실 차장은 ‘최근 검찰의 압수수색 당시 관련 (출입) 기록을 제출했느냐’는 질문에 “하지 않았다”고 답하면서도 “법적 절차에 따라 검토해 제출하겠다”고 했다. 경찰 간부가 청와대로 들어오던 최 씨를 원칙대로 검문하다 경질됐다는 의혹에는 “인사는 경찰청 소관”이라며 “정상적인 인사 절차를 거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는 출석이 예정됐던 황교안 국무총리가 이임식 준비를 위해 나오지 못한다는 얘기가 알려지면서 오전 내내 정회했다.
민주당 김현미 예결위원장은 “황 총리가 이임식을 한다고 들었다. 국정 공백을 정부가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도 “스스로 국정 공백을 일으키는 이런 정부를 상대로 내년도 나라살림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기가 막힌다”고 했다. 총리실에서 이임식 취소 사실을 알려왔지만 야당의 문제 제기는 계속됐다.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청와대에서) 사표를 수리했다가 취소한 사람을 상대로 예산을 심의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파행이 계속되다 오후 2시경 재개된 회의에선 황 총리 불출석에 대한 지적과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조윤선 장관은 ‘김종 전 차관이 사표를 내기는 했지만 최 씨와 관련된 실세들이 요직에서 국정을 농단하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계약 상대자나 보조금 사업의 주체 중에서 의문을 갖게 하는 주체는 있다”고 말했다. 최 씨 측근들의 문체부 포진 여부와 관련해선 “내부적으로 새로 된 인사를 파악해봤지만 지금 걱정하는 것처럼 그렇게 다수 인원이 들어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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