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일 "중대결심"을 예고한것을 두고, 박 대통령에 대한 하야를 공식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전남 나주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하야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우리 헌정사에 큰 비극이 되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국정 혼란이나 공백을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된다"면서도 "그러나 정치적 해법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면, 저도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놓고 정치권에선 그간 대통령 2선 퇴진과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요구하던 문 전 대표가 이날 청와대의 개각 승부수에 반발하며 대응수위를 높이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민주당 내 대권주자들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이보다 앞서 공개적으로 박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면서 하야를 좀 더 자유롭게 거론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된 측면이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도 이날 박 대통령 하야를 공식적으로 요구해 분위기를 키웠다.
야권에서는 그간 역풍을 우려해 탄핵 언급을 극도로 자제해왔다. 실제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당시 야당이 역풍에 밀려 총선에서 패했다.
하지만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일방적인 개각 단행이 있은 후 대권 주자들이 잇따라 공개적으로 하야를 거론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다른 정치인들도 (하야와 탄핵을) 얘기하고 있는데 문 대표는 책임 있는 정치지도자라면 마지막까지 그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가 이런 식으로 상황을 악화시키면 문 대표도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그러면 선택 가능한 모든 방법을 다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날 발표된 일부 지지율 조사에서 문 전 대표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앞지른 점에 자신감을 얻어 히든카드를 빼들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행 헌법은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뽑는 대선을 치르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정치적 야욕이라든지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행태를 보이는 야당의 행태는 좋은 모습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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