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 500여명이 박근혜 대통령 사퇴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논문' 형식 이색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사단법인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고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책임을 묻는 과학기술인들의 주장'이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동참 서명을 받았다고 3일 밝혔다. 2일 오후 6시부터 온라인으로 서명을 받기 시작한 지 만 하루 만에 전국 과학기술인 500여명이 동참했다고 ESC는 설명했다.
시국선언문은 전형적인 과학논문 형식인 '배경-방법-결과-결론' 4단계로 이뤄져 있다. '배경'에서 시국선언의 원인이 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설명하고, '방법'과 '결과'에서 이들의 행적이 헌법에 어긋남을 세부적으로 따졌다. 특히 "2016년 개성공단 철수는 평화통일(헌법 4조)과 국민의 재산권(헌법 23조)과 복리 증진(헌법 69조) 조항에 위반"되고 "2015년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헌법 31조 4항)과 토론을 통해 최선의 결론을 도출하는 학문의 자유(헌법 22조)를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 '결론'에선 대통령의 사퇴를 주장했다.
윤태웅 ESC 대표는 "과학자들이 논문을 쓸 때 공리(公理·증명이 필요 없는 진리)에서 출발해 연역적으로 논리를 이끌어 가는 방식을 패러디했다"고 말했다.
이번 시국선언엔 노벨상 후보로도 거론됐던 김필립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를 비롯해 홍성욱 서울대 교수, 이종필 건국대 교수, 김범준 성균관대 교수 등 ESC 회원 150여명과 비회원 350여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날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생들도 박 대통령의 명예박사 학위 철회를 요구했다. KAIST 대학원 총학생회와 학부 총학생회, 전국대학생 시국회의 등은 이날 오후 7시 반 KAIST 본관 앞에서 '박근혜 KAIST 명예박사 박탈식'을 열고 "박 대통령은 2016년 10월 카이스트 명예박사학위의 자격을 스스로 잃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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