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파문 관련 4일 대국민담화… ‘95초 사과’ 열흘만에 입장 발표
총리에 내치위임 선언할 듯… 여야 대표에 회담 제안할지 주목
靑실장 한광옥, 정무수석 허원제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최순실 게이트’ 이후 국정 혼란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다. 지난달 25일 대국민 사과 이후 열흘 만이다. 당시 95초짜리 대국민 사과는 오히려 여론을 악화시켰다. 이어 2일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를, 3일 한광옥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을 잇달아 내정하는 등 몰아치기 인사 발표로 야권 반발을 키웠다. 정치권에서 하야(下野) 요구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4일 대국민 담화로 국면 전환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3일 오후 “박 대통령이 내일(4일) 오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비선들의 국정 농단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하고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김병준 후보자는 기자들을 만나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며 “(대통령) 재직 중 형사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헌법 규정을 놓고 다른 해석이 있지만 저는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조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담화에서 국무총리의 각료 임면(任免)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등 내치(內治)를 맡기겠다고 전격 선언할지도 주목된다. 이날 김 후보자는 외교안보를 제외한 경제·사회 분야 정책을 총괄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정진철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은 국회에서 “내치는 총리가, 외치는 대통령이 맡는 구분이 현행법상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해 혼선을 빚었다. 박 대통령이 김 후보자에게 전폭적인 힘을 실어줌으로써 야권의 ‘개각 백지화’ 주장을 정면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 회담을 제안할지도 주목된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박 대통령께서 야당 대표들을 모시고 국정에 협조를 요청하고, 국정에 대해 여러 가지 하실 말씀이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여야 대표 회담에서 야권에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정식 제안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여야 대표 회담 제의는 다음 수순이 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4일 대국민 담화에서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을 계획이다. 그동안 제기된 의혹과 궁금증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으면 ‘최순실 정국’이 오히려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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