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말 靑수석 녹취록 공개 파문
당시 CJ 최고위층에게 전화 걸어 “너무 늦으면 진짜 난리 난다” 압박
영화 ‘광해’등으로 미운털 박힌 듯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도록 종용한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3일 MBN이 보도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2013년 말 당시 대통령 수석비서관이었던 A 씨는 CJ그룹 최고위층 인사에게 전화를 걸어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구속된 이후 그룹 경영을 맡고 있던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 수석은 “너무 늦으면 진짜 난리가 난다”며 “지금도 늦었을지도 모른다”고 CJ 측을 압박했다. CJ 측 인사가 누구의 뜻인지 묻자 청와대 수석은 “VIP(대통령을 지칭) 말씀”이라고 전했다.
당시 재계에서는 CJ그룹이 박근혜 정부에 미운털이 박혔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CJ그룹 계열사인 CJ E&M이 제작해 2012년 9월 개봉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주인공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영화 평론이 이어지면서 이른바 ‘좌파 영화’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또 CJ E&M이 소유한 케이블 방송에서 박 대통령을 희화화했다는 논란도 있었다. CJ E&M을 비롯해 CJ그룹의 문화 사업을 총괄했던 인사가 이 부회장이었다.
공교롭게도 2013년 7월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횡령 배임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후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 유전병 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때부터 이 부회장은 주로 미국에 머물고 있다.
녹음 파일 속 당사자인 A 씨는 본보 기자와 연락이 닿았으나 “오늘은 전화 받지 않는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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