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측근 앞세워 승마협회 조종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4일 03시 00분


[최순실 게이트]朴모 前전무, 절대적 영향력 행사… 정유라 독일 훈련 과정에도 관여
檢, 삼성전자 임원 3일 소환 조사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20)에 대한 대한승마협회의 특혜 지원 사실이 드러나며 최 씨가 자신과 가까운 승마협회 임원을 통해 승마협회를 사실상 조종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승마협회 관계자들은 “박모 전 승마협회 전무가 최순실 씨의 측근이었다”며 “2013년 상주 승마대회에서 정유라 씨가 2위를 한 뒤 경찰이 심판들을 상대로 판정 부정에 대해 조사했는데 당시 그 배후에는 최 씨의 지시를 받은 박 전 전무가 있었다”고 말했다.

 승마협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전 전무는 서울 뚝섬 서울승마훈련장 원장 시절이었던 2008년 처음 말을 탄 정 씨와 인연을 맺었고 이후 최 씨와 가까워졌다. 승마협회 관계자는 “박 전 전무는 승마협회 공금 횡령으로 실형을 살기도 했지만 최 씨와의 인연 덕분에 공식 직함 없이도 승마협회 행정과 운영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 협회 내에서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고 전했다.

 박 전 전무는 정 씨가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국가대표로 선발되고 독일에서 훈련을 받는 과정에도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마협회 관계자는 “정 씨의 독일 훈련을 돕기 위해 파견한 박재홍 전 한국마사회 승마팀 감독은 박 전 전무의 오랜 측근이다”라며 “박 전 전무도 지난해 독일에서 최 씨 모녀와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3일 삼성전자 김모 전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삼성이 정 씨에게 35억 원 상당을 지원한 배경과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의혹 등을 조사했다. 삼성은 지난해 9월에서 10월 사이 독일에 있는 최 씨 모녀가 소유한 회사 ‘비덱’에 280만 유로(당시 환율로 약 35억 원)를 복잡한 송금 과정을 거쳐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 씨에게 말과 독일 경기장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전날 박재홍 전 감독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정 씨와 함께 독일에 머무르면서 말을 구하러 다녔다. 대한승마협회는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회장을, 황성수 전무가 부회장을 맡고 있다. 박 사장과 황 전무는 지난달 2, 3곳을 경유해 최 씨 모녀가 머물던 독일로 극비리에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재영 elegant@donga.com·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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