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가 2014년 9, 10월에 진행된 이화여대 체육특기자전형에서 서류 평가 점수는 하위권이었는데도 면접에서 1등을 해 6명을 선발한 이 전형에서 6등으로 ‘턱걸이’ 합격한 사실이 3일 확인됐다. 정 씨의 서류 점수는 350점으로 1등으로 합격한 A 씨 점수(750점)의 절반도 안 됐다.
본보가 입수한 이화여대의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전형 합격자 서류·면접 평가 결과’에 따르면 당시 체육특기자전형에는 111명이 지원했다. ‘서류(수상 실적) 100%’로 뽑는 1단계에서 22명이 통과했는데 1명이 포기했고 2단계에서 ‘서류 80%+면접 20%’로 최종 합격자가 가려졌다. 정 씨보다 서류 점수가 50점가량 높았던 1단계 합격자 중 면접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떨어진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의 2단계 총점은 542점으로 1등 A 씨(940점)와 무려 398점 차이가 난다. 이화여대는 “정 씨는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고 밝혀 왔다.
당시 입학 업무를 맡았던 이화여대 관계자 B 씨는 “국내 대회 4, 5개에서 상 타는 것보다 올림픽, 아시아경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 번이라도 3위 이내로 입상하면 면접을 0점 받아도 합격할 수준으로 점수를 높게 준다”며 “실적은 아무리 많이 제출해도 상위 점수 3개만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는 모집요강에는 나오지 않은 내부 사정 지침이다.
이화여대는 모집요강에 ‘서류는 2011년 9월 16일∼2014년 9월 15일 사이 수상 내용만 평가한다’고 밝혔다. 정 씨는 30개 이상의 실적을 제출했지만 올림픽이나 아시아경기, 세계선수권대회에 해당하는 건 없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A 씨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입상해 서류 점수가 월등히 높았던 것”이라며 “국내 대회만 출전한 지원자들의 점수는 모두 비슷하다”고 말했다.
정 씨가 합격권에 든 건 면접 점수(192점) 덕분이었다. 그러나 합격자 6명의 점수도 비슷했다. 정 씨 외에 190점(A 씨), 186점, 184점, 182점, 178점 순이었다. B 씨는 “서류가 당락에 큰 영향이 있지 면접은 점수가 비슷해 크게 뒤바뀌는 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정 씨보다 서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지원자가 면접 때문에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이화여대가 합격권 밖의 정 씨에게 면접 점수를 몰아 주기한 의혹이 제기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 씨가 면접에서 특혜를 받았는지는 감사 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씨 사례라고 밝히지 않고 서울 주요 사립대 입학사정관에게 정 씨 등 합격자들 점수를 알려줬더니 “현실적으로 6등(정 씨)이 합격할 가능성은 떨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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