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박 대통령 대국민담화, 국민들의 동정심 구하고 있을 뿐” 개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동아일보DB.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4일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해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라고 개탄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떻게 그리 무책임하고, 현실 인식이 안이할 수 있는지 비감한 심정”이라며 “이미 국민들 마음에서 대통령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은 이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것이 문제해결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해 진정한 반성이 담겨있지 않고 국민들에게 동정심만 구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범죄사실과 국기문란 사태의 실체적 진실을 잘 아는 사람은 대통령 본인이다. 모든 진실을 양심대로 고백한 뒤에 국민에게 용서를 구했어야 했다”고 지적하며 “그런데 검찰 뒤에 숨어 검찰에서만 나오는 것에 대해서만 인정을 하겠다고 얄팍한 계산만 드러냈다. 지도자로서 용기는커녕 최소한 애국심조차 보여주지 못한 비겁한 태도”라고 덧붙였다.

또한 “자신의 잘못을 불찰의 차원으로 돌리고 최순실의 잘못도 이권을 챙긴 위법행위 정도로 한정하여 또 다시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까지 했다”며 “외교, 안보, 남북관계까지 포함하는 전방위적 국정농단의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 난국을 수습할만한 해법조차 제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총리지명을 당장 철회하고 국회 추천 총리 중심으로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한 뒤 그 내각에 국정운영 권한을 넘기고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을 떼는 것 외에는 다른 해법이 없다”며 “ 많은 국민들이 대통령의 자진사퇴나 탄핵을 요구하고 있지만, 헌정 사상 초유의 불행을 막기 위한 마지막 충정으로 그런 해법을 제시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더 이상 다른 선택이 없다. 저로서도 대통령에게 하는 마지막 요구이며 대통령은 국정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최소한의 애국심을 보여주시기 바란다”며 “국민에게 맞선다면 저로서도 중대한 결심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국민과 함께 행동에 나서겠다”라고 경고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