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특검 수용서 멈춘 사과… 5% 대통령, 野설득 실패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5일 03시 00분


“최순실 사태 내 잘못” 두번째 사과… 내치 위임 등 권한분담 언급

 
열흘 만에 또 고개 숙인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며 
최순실 사태에 대해 고개를 숙여 국민에게 사과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생중계로 진행된 담화에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의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열흘 만에 또 고개 숙인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며 최순실 사태에 대해 고개를 숙여 국민에게 사과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생중계로 진행된 담화에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의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 최저치인 5%(한국갤럽 1∼3일 조사)로 떨어진 4일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했다. 이날 검찰 및 특별검사의 수사 수용 방침을 밝히는 등 자신의 책임을 솔직히 인정하면서 지난달 25일 ‘95초 대국민 사과’에 비해 한층 진전된 사과를 했다.

 그러나 ‘책임총리제’나 ‘2선 후퇴’ 등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내려놓겠다는 취지의 발언은 없었다. 이에 야당이 반발하는 가운데 여론의 반응이 정국 흐름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장에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최 씨 관련 사건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태는 모두 내 잘못이고 불찰로 일어난 일”이라며 “필요하다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씨와의 관계,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 설립 운영 개입 여부에 대해선 “현재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일일이 말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최 씨와 관련해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줬기 때문에 나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췄던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논란을 두고는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라고 했다.

 이날 박 대통령 담화에 대해 총리를 지명하게 된 이유와 권한 분담을 언급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는 지적이 많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연히 지금 국정의 중심자로서 장관 임명과 해임 권한을 총리에게 준 것을 전제로 한 이야기”라고 설명했지만, 박 대통령이 명확하게 뜻을 밝히지 않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최순실#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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