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옥 실장 “대통령 2선후퇴 건의할 생각 없어”

[朴대통령 두번째 사과]압박수위 높인 야권
국회 출석… “수사보고 안받을 것”

야당 찾은 韓실장… 박지원 “총리도 아니고 실장이 웬말” 한광옥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왼쪽)이 4일 국회를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위쪽 사진 오른쪽),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각각 만나 취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한 실장에게 “(대통령께) 국무총리 지명 철회를 설득해 달라”라고 요청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대중 대통령을 함께 보필했던) 그 우정은 지키면서 협력하자”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은 4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요구에 “그런 건의를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한 실장은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한 점 부끄럼 없이 수사하고 밝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대통령께서 (대국민 담화에서) 이야기한 요지는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수사에 대해 “청와대가 보고받을 이유가 없다. 보고할 리도 없고 안 받겠다”고 밝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DJ) 비서실장에 이어 박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게 된 데 대해 그는 “김 전 대통령 뜻과 부합한다”며 “김 전 대통령은 ‘동서화합을 이룰 최적임자가 박 대통령’이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그는 “허수아비가 되려고 비서실장을 맡은 건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이날 운영위 출석에 앞서 한 실장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를 차례로 예방했다. 박 위원장이 “DJ 비서실장까지 지낸 분이 국무총리로 갔으면 갔지 비서실장이 웬 말이냐”라고 하자 한 실장은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실장은 박 위원장에게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 절차에 협조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박 위원장은 “그런 요구하지 마라. 내일이라도 물러나야 한다. 대통령에게 룸(활동 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취지로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