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정호성, 최순실 지속 접촉”… 문건 직접 전달 진술도 확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5일 03시 00분


[최순실 게이트]‘문고리 3인방’ 정호성 긴급체포
특별수사본부 검사 32명으로 확대… 헌정 사상 첫 현직 대통령 수사
MB때처럼 외부 대면조사 검토

 
포승줄에 묶인 정호성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전격 체포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왼쪽)이 4일 오전 검찰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포승줄에 묶인 정호성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전격 체포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왼쪽)이 4일 오전 검찰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검찰이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을 3일 밤 전격 체포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전현직 핵심 참모들을 향한 공무상 비밀누설 의혹 수사의 포문을 열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당초 정 전 비서관을 다음 주쯤 소환 조사할 방침이었지만 정 전 비서관이 최순실 씨와 지속적으로 교류한 사실을 확인했고 신변에 예기치 못한 이상이 생길 것을 우려해 체포를 서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최 씨에게 직접 문건을 건넸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정 전 비서관 외에 다른 청와대 핵심 참모들도 기밀 누설에 가담한 정황들이 대거 확보되면서 특별수사본부는 검사 32명 규모로 몸집을 키웠다. 4일 김수남 검찰총장의 ‘총동원령’이 떨어지자 전국 12개 지방검찰청에서 10년 차 안팎 ‘특수통’ 검사들이 서울중앙지검으로 모여들었고 서울중앙지검에선 부부장검사 3명과 검사 1명이 충원됐다.

 참여연대는 이날 박 대통령을 뇌물죄, 공무상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사건의 파장이 커지자 항간엔 최 씨(구속)의 탈모 부분과 쌍꺼풀 라인 등이 출석 때마다 다르다며 ‘최순실 대역설’까지 떠돌았지만 특수본 관계자는 “지문 대조를 통해 확인한 결과 현재 구속돼 조사 중인 피의자는 최 씨 본인이 맞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직접 수사를 놓고 검찰도 방식과 시기를 고심하고 있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2월 당선인 신분으로 ‘BBK 사건’과 관련해 서울의 한 고급 한정식집에서 특별검사팀의 방문조사를 받았던 것이 비슷한 사례로 꼽힌다.

 박 대통령에 대해선 서면조사가 우선 거론되고 있지만 조사량이 방대하고 “판에 박힌 부실한 답변만이 돌아올 것”이란 우려 속에 배제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서는 실체 규명을 위해 대통령 직접 소환이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이 의혹을 부인해도 이를 무너뜨릴 물증과 조서, 관련자 대질조사가 가능하다는 점, 집중 신문의 강제 효과 등 때문이다. 그러나 경호 문제나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 같은 현실적 어려움이 따른다.

 청와대 방문조사를 하는 것도 청와대 경내로 들어가는 수사 검사들의 심리 위축을 이유로 효과적이지 않다. 복수의 검찰 관계자는 “대통령 조사 시점은 정 전 비서관 등 청와대 인사들의 조사가 마무리돼 기소되는 이달 하순이나 다음 달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김준일 기자
#최순실#정호성#문고리3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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