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구속)의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최순실 씨(60·구속)와 정 전 비서관의 통화 녹음 파일에는 최 씨가 국정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국무회의에 관여한 내용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대통령이 각종 국무회의에서 체육단체 운영 등 사소한 것까지 일일이 지적했고 결과적으로 그 발언이 큰 파장을 일으킨 점을 볼 때 수상한 게 한 둘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7일 동아일보가 국무회의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최 씨와 얽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박 대통령의 발언이 여러 번 포착됐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6월 25일 국무회의에서 "매년 800억 원 이상의 운영비를 지원하는 아시아문화전당같이 자신들이 급하게 생각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빅딜을 해서 통과시킨다"고 작정한 듯 국회를 겨냥했다. 특정 법안에만 관심을 두고 정작 민생법안 처리에는 소홀한 정치권의 행태를 비판한 것으로 들렸다. 그러나 이 발언 후 성격이 비슷한 아시아문화전당과 문화창조융합벨트의 운명은 극명하게 갈렸다. 아시아문화전당의 올 예산은 560억 원대로 지난해보다 20% 깎인 반면 문화창조융합벨트 예산은 40% 늘어난 1200억 원대가 됐다.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은 최 씨의 측근으로 각종 이권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7)이 주도했다.
회의록에는 평창 겨울올림픽과 관련한 대통령 발언도 여러 차례 나왔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월 19일 평창 겨울올림픽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강조하고, 같은 해 2월 3일에는 경기장 시설과 운영능력을 점검하는 테스트 이벤트를 개최하라고 지시했다. 평창 겨울올림픽 준비에 만전을 기하라는 주문이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의 발언 일주일 전 최 씨는 바지사장을 앞세워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 더블루케이를 설립해 스위스 건설회사 누슬리를 앞세워 평창 겨울올림픽 개·폐막식 공사 수주를 시도했다. 차은택 씨의 은사인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대표였던 머큐리포스트 컨소시엄은 1차 결과를 뒤집고 겨울올림픽 발광다이오드(LED) 프로젝트를 따냈다.
최 씨가 박 대통령을 움직인 대표적인 사례는 스포츠 비리 척결이다. 박 대통령은 2013년 7월 23일 "본인의 명예를 위해 체육단체장을 하거나 체육단체를 장기간 운영하는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며 스포츠계 비리 척결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미 알려진 대로 스포츠계 비리 척결은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0)를 위한 명분이었다. 최 씨는 당시 딸이 전국승마대회에서 2위에 그친 것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품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발언이 나오자 승마협회가 발칵 뒤집어졌다. 진상을 조사한 뒤 승마협회 내에 최 씨를 옹호하는 부류와 그 반대파에 모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쓴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과 진재수 체육정책과장은 전격 경질되기도 했다. 이후 체육계 비리 척결을 진두지휘했던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은 최 씨의 비호를 받으며 정 씨의 이익을 위해 스포츠계를 희생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한편 청와대는 7일 최 씨의 국무회의 관여 의혹에 대해 "검찰의 수사 사항이다. 특별히 언급할 게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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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8 13:49:07
이래도 박근혜를 비호하는 놈이 있다면 그는 법치주의의 적이며 대한민국의 적이다. 박근혜는 감옥에 가야 한다.
2016-11-08 13:31:48
김종 이가 문체부에서 얼토당토않은 전횡을 일삼은 것은 모두 최순실의 비호아래서 가능했다. 김종이ㅏ를 철저히 수사해서 감옥으로 보내라.
2016-11-08 22:34:15
고신대가 도대체 어디에서 무엇을 가르치는 대학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