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서명권 헌법에 살아있어”
임종룡-박승주 후보자 거취도 논란… 靑 “국회와 협의… 마음대로 못해”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사진)는 8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 대해 “사전 교감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총리직 요청을 받기 위해 박 대통령과 독대한 후 대통령과 만나거나 연락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밝힐 게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여야가 합의해 오면 나는 소멸될 것’이라는 내용이 (총리 지명 후) 첫 기자회견에 들어가 있었는데 주변에서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 중간에 들어냈다”고 전했다. “당장 공무원들이 기겁을 하며 ‘대통령이 지명을 했는데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해서 미루고 미루다가 어제(7일) 아침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명 초기부터 전날 언급한 “여야청이 합의해 좋은 후보를 내면 내 존재는 없어진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김 후보자는 야당이 박 대통령에게 주장하는 ‘2선 후퇴 선언’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선 후퇴가 어떻게 가능하냐. 대통령 서명권이 (헌법에) 살아있다”며 “이 (야당) 사람들은 국정 운영을 제대로 안 해본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 포괄적으로 ‘네가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것은 위헌적인 행위”라며 “대통령이 서명할 때마다 거기서 부딪혀야 하는데 그것은 그때 가서 대통령에게 압박을 가할 수 있는 그런 수단을 확보한 다음 압력을 넣을 생각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채널A ‘뉴스특급’에 출연해서는 “총리 후보자 지위에서 끌어내릴 방법은 여야가 합의해 저를 사라지게 하거나 대통령께서 지명을 철회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여야 합의로 총리를 추천해 달라’는 박 대통령의 발언을 ‘사실상 지명 철회’로 보지 않는다며 야당의 자진 사퇴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자진 사퇴 거부 이유에 대해선 “제가 가진 유일한 카드가 ‘지명된 사람’이라는 것”이라며 “이것으로 여당도 좀 물러나고 야당도 앞으로 나오고 이렇게 합의 구도가 이뤄지는 데 압박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대통령이 ‘김병준 총리 카드’를 접는 수순에 들어가면서 김 후보자가 추천한 임종룡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의 거취도 불투명해졌다. 청와대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임 후보자는 야당이 협조해주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임 후보자의 경우에는) 경제가 급한 데다 야당 쪽에서도 큰 부담을 안 가지는 분위기”라면서도 “국회와 협의를 해야 한다. 우리대로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