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박원순 “朴대통령 퇴진” 손잡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0일 03시 00분


거국내각 반대… 문재인과 차별화
여권에선 ‘손학규 총리론’ 힘받아
정치권 “합종연횡 시작되나” 촉각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조찬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조찬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최순실 게이트’ 비상 정국을 계기로 정치권에서는 합종연횡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속 정당을 떠나 수습 대책을 놓고 이합집산하거나 조기 대선과 개헌 등 다양한 변수 속에서 판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배석자 없이 50분간 조찬 회동을 가졌다. 둘은 “국민들의 요구는 한마디로 대통령이 즉각 물러나라는 것”이라며 “14개월 남은 기간 동안 총리가 (국정 운영의) 책임을 맡는다는 것도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12일 민중총궐기대회에 함께 참석하기로 하고 각각 여권과 시민사회 등 여러 인사와 접촉해 외연을 넓힌 뒤 범정치권 회의체 구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회동으로 안 전 대표의 민주당 탈당 이후 소원해졌던 두 사람이 다시 ‘안-박 연대’를 유지하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분당 위기에 놓인 새누리당도 국민의당을 향해 러브콜을 거듭 보내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이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총리직을 제안한 것은 물론이고 정진석 원내대표가 안 전 대표의 정치지도자회의 제안에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참여하겠다”고 화답한 것도 이 같은 움직임으로 보인다. 비박(비박근혜)계 일각에선 안 전 대표와 힘을 합쳐 중도·보수 정권 창출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여권에서 ‘손학규 총리론’이 힘을 받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대표를 연결고리로 여야 합종연횡의 새판을 짜보겠다는 속내라는 것이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충북 청주를 방문해 “바로 개헌을 통해 제7공화국을 수립해야 한다”며 거국내각에서 개헌에 착수하자고 주장했다.

 이 같은 여권의 구애에 대해 국민의당은 ‘주가 상승’을 즐기는 분위기다. 박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주변에서 움직이는 분들이 최근에 저희 당도 노크를 하더라”며 “(반 총장이 국민의당에 온다면) 공정한 기회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안철수#박원순#대통령 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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