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식세계화 사업 곳곳에 ‘최순실 그림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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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문체부 후원 뉴욕 한식행사에 미르재단 인사 참석

 국정 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60·구속)가 미르재단을 통해 정부가 적극 추진한 한식 세계화 사업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한 음식잡지사가 주관한 해외 한식 홍보 행사에 미르재단 인사가 참석해 관계자들을 격려하는가 하면, 문화체육관광부는 한식 세계화와 평창 겨울올림픽을 연계하자는 이 잡지사의 아이디어를 대통령에게 추진과제로 보고하기도 했다.

 13일 동아일보 취재 결과 미르재단 관계자 김모 씨는 올해 6월 1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월드베스트 50 레스토랑(W50B)’ 행사의 부속 이벤트인 ‘코리아 NYC(뉴욕 시) 디너스’에 참석했다. 코리아 NYC 디너스 행사는 음식잡지사인 L사가 주관하고 문체부가 후원했다. 김 씨는 행사 당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L사 대표와 편집장 등의 이름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고생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L사와의 각별한 관계를 드러냈다. 이벤트업계는 이를 두고 “최 씨를 지원하기 위해 급조됐다는 의혹이 있는 미르재단이 L사를 통해 각종 이권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음식잡지를 펴내는 L사가 최현석, 임정식 씨 등 한국을 대표하는 셰프 5명을 데리고 뉴욕으로 건너가 한식 홍보 행사를 주관한 것도 의심스럽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잡지사가 세계적인 행사에서 한식 홍보 행사를 주관하는 데 대해 ‘든든한 백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고 말했다.

 본보가 평창 겨울올림픽 연계 한식 세계화 추진 방안으로 급하게 오른 것으로 지적(10일자 A22면)한 ‘아시아베스트 50 레스토랑(A50B) 2018년 유치’와 ‘한식전문 잡지 발간’도 L사가 문체부에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A50B는 W50B의 아시아 버전으로, L사가 초창기부터 주력했던 분야다. L사의 제안은 평창 겨울올림픽 연계 관련 문체부 추진과제로 올해 4월 열린 문화융성위원회 제5차 회의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보고됐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한식재단과 차은택 씨(47·구속)가 몸담았던 문화융성위원회, 그리고 L사의 연결고리도 확인됐다. 한식재단은 평창 겨울올림픽을 겨냥해 9월 ‘세계인이 좋아하는 한식 메뉴 10선’을 발표했는데 L사는 이 과정에서 ‘레시피 북’ 제작을 맡았다. 올해 4월 한식재단 이사장이 된 윤숙자 씨(68)는 지난해 12월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에 위촉됐다. 또 8월 농식품부 장관으로 임명된 김재수 장관(59)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시절 추진한 에콜 페랑디와의 사업을 미르재단에 넘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김 씨는 “뉴욕 행사는 L사와의 친분 때문에 참석한 것이며, 미르재단과 무관한 개인적 방문”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L사 관계자도 “한식재단 책자 제작은 우송대 등과 컨소시엄으로 공동 참여했고 추진과제는 W50B를 준비하며 문체부에 아이디어 차원으로 제시한 것들로 사실상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알려왔습니다]▼

본지는 지난 11월 14일자 정치면에 “한식세계화 사업 곳곳에 ‘최순실 그림자’”라는 제목으로 미르재단이 음식잡지사 L사를 통해 정부가 추진한 한식 세계화 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L사는 뉴욕 한식 홍보행사는 미르재단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기획 및 후원사를 모집하여 진행됐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최순실#박근혜#재단#비리#청와대#안종범#미르#k스포츠#한식세계화#하야#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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