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국민들의 일치된 목소리는 즉각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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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1월 14일 09시 40분


사진=박원순 서울시장
사진=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14일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하야를 요구했다.

박 시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인터뷰에서 “12일에 있었던 3차 촛불집회에서는 박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 분노가 얼마나 깊고 거대한지, 또 동시에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국민의 갈망이 얼마나 크다는 것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의 퇴진 요구를 분명히 한 자리였다”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100만 명의 국민들이 모여서 했던 일치된 목소리가 즉각 사임"이라며 "국민들 마음 속에서는 이미 탄핵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국민의 요구에 전혀 달라지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13일 청와대는 “어제 시위와 관련해 청와대 입장을 묻는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직접 말씀드린다. 대통령께서는 어제 국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무거운 마음으로 들었으며 현 상황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또한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촛불집회에서 나온 구호 중 하나가 ‘아무것도 하지 마라’, ‘박 대통령은 하야 외에 어떤 행위로 하지 말라’였다”며 “그런데 계속 열심히 하겠다는 동문서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4일 한일 양국이 일본 도쿄에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가서명하는 것에 대해 “이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GSOMIA는 양국 간 직접적인 군사정보 공유를 위한 것으로 정부는 지난달 27일 일본과의 GSOMIA 체결 협상 재개를 발표한 지 불과 18일 만에 가서명을 진행한다. 이에 대해 야권의 반대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음에도 속전속결로 밀어붙인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박 시장은 “위안부 문제, 강제징병·징용 피해자 문제, 독도 영유권 문제, 역사교과서 왜곡과 같은 과거사 문제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마당에 한일군사보호협정이라는 것은 일본의 군국주의화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GSOMIA 체결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박 시장은 박 대통령 뿐 아니라 우왕좌왕하는 야당에 대해서도 날선 목소리를 냈다. 그는 “지금처럼 국민의 (대통령 하야)의사가 분명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국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야당이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즉각 사임 요구도 뭉개고 있는 입장”이라며 “거국내각이라든지 2선 후퇴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에 대통령이 이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야당이 대통령 퇴진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1야당의 입장이 대통령 즉각 사임이라면 국회가 그렇게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고 국회에 입법권, 예산심의권 등 다양한 권한이 있으니 청와대가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 닉슨 대통령도 워터게이트사건 때 의회가 탄핵에 착수하니 즉각 사임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통령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아무리 2선 후퇴를 한다고 하더라도 더 큰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지금 책임총리가 헌법이 부여하고 국민들이 선출하지 않은 사람인데, 이 엄중한 시기를 관리하지 못할 것”이라며 “경제침체, 민생도탄, 남북위기 등 심각한 현안들이 있는데 대통령이 2선에 물러나 무엇을 할 수 있겠나. 이거야 말로 굉장한 혼란이다”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민주당이 우왕좌왕하는 건 당내 최대 세력인 문 전 대표가 입장을 확실히 정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한 공세도 펼쳤다.

박 시장은 대통령이 국민의 뜻(하야)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국회가 헌법 절차에 따라 탄핵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탄핵이 되려면 국회에서 3분의 2이상의 결의가 있어야 하고 또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최소한 6개월이 걸린다. 적지 않은 기간이라 국민들이 인내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하야가 답이며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국민의 힘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야당이 하야를 적극 주장해 대통령의 결단을 이끌어내는 데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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