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당선 후까지 수년간 ‘비선 실세’ 최순실 씨(60) 자매 이름으로 대리 처방을 받고, 혈액까지 최 씨 이름으로 검사한 정황이 15일 확인됐다. 국가 기밀인 대통령의 건강 정보가 민간 기관에서 유통된 것이다. 대리 처방 및 혈액 검사는 대통령 자문의 김상만 녹십자 아이메드 원장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씨의 단골 병원 김영재의원과 차움의원의 의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한 서울 강남구 보건소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김 원장은 2011∼2014년 차움의원에서 박 대통령에게 주사제나 약을 처방하거나, 혈액검사를 진행하면서 총 24차례에 걸쳐 최 씨 자매 이름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김 원장은 박 대통령 당선 이전에는 ‘박 대표’나 ‘대표님’으로, 당선 후에는 ‘안가’ ‘청’으로 표기했다. 이 외에 네 차례 표기된 ‘VIP’는 최 씨를 의미한다고 차움의원 측이 밝혔다.
김 원장은 조사에서 “박 대통령을 진료한 뒤 주사를 처방한 것을 최 씨 자매의 진료 차트에 기록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약이 없을 때 최 씨 자매 이름으로 처방한 주사제를 김 원장이 가져가 직접 대통령에게 놓거나 간호장교가 주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리 처방된 약품 중에 프로포폴 같은 마약류는 없었다. 또 2013년 9월 청와대 내 간호장교가 채취해온 박 대통령의 혈액을 최 씨 이름으로 김 원장이 검사한 사실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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