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의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화여대 특별감사를 마친 교육부는 면접 때 정 씨에게만 소지품 금지 규정을 적용하지 않은 것을 근거로 남궁곤 전 입학처장과 김경숙 체육과학부 교수(전 신산업융합대학장)에게 책임을 물을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교육부는 정 씨가 2014년 10월 18일 체육특기자전형 2단계 면접고사 당시 직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마장마술 단체전(9월 20일)에서 받은 금메달을 케이스째 면접장에 들고 간 사실을 확인했다. 이화여대는 면접 대상자 21명 중 유독 정 씨에게만 소지품 지참을 허용했다. 정 씨는 면접장에서 금메달을 꺼내 면접위원들에게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메달은 모집요강에서 실적 평가에 반영하기로 한 기간 이후에 받은 것이다.
교육부는 18일 감사 결과 발표에서 남궁 전 처장과 김 교수의 징계의결을 요구하고 검찰에 수사 의뢰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화여대에 2018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축소하는 행정처분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남궁 전 처장은 면접 직전 면접위원들에게 “아시아경기대회 실적을 면접에 반영하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 씨가 자신보다 서류평가 점수가 50점 높은 두 명을 면접으로 역전시키고 턱걸이 합격한 과정에 개입하고 각종 학사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16일 서울시교육청은 정 씨가 고교 재학 시절 각종 편법으로 학사관리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정 씨는 청담고 재학 중 “국내 대회에 출전한다”고 학교에 보고하고 실제로는 해외로 출국했다. 고3 시절에는 체육 수업에 참여하지도 않았는데 수행평가에서 만점을 받았고 ‘2학기 교과 우수상’까지 받았다. 2학년 때는 출석을 잘 안 했는데도 국어 수행평가에서 태도 점수 만점을 받은 것에 대해 학생들의 항의가 이어졌지만 담당 교사가 “학교에 잘 나오지 않아 태도를 평가할 근거가 없다”는 황당한 답변을 했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2012년 4월에는 최 씨가 체육부장 교사에게 현금 30만 원을 건넨 사실도 밝혀졌다. 또 이듬해에는 경기 출전이 연간 4회로 제한된다고 지적하는 교사를 수업 중에 찾아가 “너 잘라버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라고 폭언을 퍼부은 것도 확인됐다.
시교육청은 감사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고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정 씨의 졸업 취소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데 이 경우 대학 입학까지 자동 취소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졸업 취소가 두 번도(확실히) 가능할 만한 객관적 근거를 확보했다”며 단호한 행정적 조치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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