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BBC, 내년 봄부터 한국어로 대북 라디오 방송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7일 03시 00분


아침-저녁 30분씩 뉴스 전달
여성-젊은이 주요 타깃으로 삼아 北변화 이끌 원동력될지 주목

 영국 공영방송 BBC가 내년 봄부터 북한에 매일 한국어 뉴스를 전하는 라디오 대북방송을 시작한다. 핵심 시청자를 젊은층과 여성으로 잡아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될지 주목된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BBC는 내년 봄부터 매일 늦은 저녁과 이른 아침에 30분씩 한국어로 된 라디오 뉴스 프로그램을 북한에 송출할 계획이다. 수신 지역을 넓히기 위해 중파와 단파로 모두 송출한다. 송출 시설은 북한 외부에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BBC는 여러 해 전부터 대북 방송을 검토해왔지만 2014년 송출 시설을 한국에 설치하기 어렵다는 한국 정부의 방침에 막혀 한때 해당 계획이 표류했다.

 프랜 언스워스 BBC 월드서비스국장은 올해 북한을 방문해 사업타당성을 검토했다. 언스워스 국장은 “세계에 대한 정확한 정보에 접근하는 것은 기본권이며 지금이 우리가 한국어로 한반도에 방송을 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해외 대북방송은 미국이 운영해 온 미국의소리(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부였다.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지난해 10월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29%의 북한 주민들이 외국 라디오 방송을 청취하고 있다”며 “대북 방송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은 북한의 정보 장벽을 허무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BBC가 대북 방송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북한은 영국 정부에 강하게 항의했다. 하지만 BBC는 ‘민주주의와 자유로운 방송의 확산’을 위해 해당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BBC는 바깥 세상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북한의 ‘젊은층과 여성’을 타깃 청취자 층으로 잡았다. BBC는 이번에 한국어 외에 구자라트어, 암하라어, 펀자브어 등 11개 언어를 추가해 총 40개 언어로 방송 서비스를 확대한다. BBC는 방송 지역 확장을 위해 영국 정부로부터 2억8900만 파운드(약 4224억 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bbc#대북라디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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