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혼란 장기화… 현실적 수습책은
朴대통령 연일 차관인사 ‘국정의지’ 12월 한중일 회의에도 참석하기로
靑-친박 총반격 속 野는 전략 부재… 비박, 탄핵 입장 분명히 밝힐 필요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최순실 씨 국정 농단 사건에 깊숙이 개입한 의혹을 받고 지난달 30일 사표를 낸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후임에 유동훈 문체부 국민소통실장을 임명했다. 전날 외교부 2차관 임명에 이어 국정 농단의 ‘주무대’인 문체부 차관 인사까지 단행한 것이다.
외교부는 이날 “(내달 19∼20일 예상되는) 한중일 3국 정상회의 날짜가 확정되면 박 대통령이 참석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2선 퇴진을 거부한 박 대통령이 행정부 정비와 외교 활동 재개를 통해 국정 전면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도 반격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대통령을 하겠다는 분이 초헌법적, 초법률적으로 여론 몰이를 통해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고 하는 것은 한마디로 ‘인민재판’”이라고 비난했다.
청와대와 친박계의 ‘반격 모드’에 야 3당은 “퇴진하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야 3당 대표는 이날 만났지만 박 대통령 퇴진을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한다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정국 수습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다만 문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 대선 주자들은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의 ‘정치지도자회의’ 제안을 받아들여 ‘최순실 게이트’ 파문 이후 처음으로 20일 만나기로 했다. 여기서 야권이 국정 수습의 모멘텀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정치권 안팎에선 박 대통령의 버티기와 야권의 전략 부재가 맞물려 국정 혼란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야권 내에서도 박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관철이 힘든 퇴진 주장만 할 게 아니라 야권이 주도적으로 실현 가능한 정국 수습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의 한 인사는 “현재로선 탄핵 절차를 밟는 것 외엔 다른 방안이 없다”며 “그에 앞서 황교안 현 국무총리가 권한대행 역할을 맡는 걸 피하기 위해서라도 국회가 총리 추천 작업을 먼저 끝마쳐야 한다”고 했다. 일단 새 총리부터 세워 놓고 탄핵 등 헌법 절차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 진영도 탄핵 절차에 착수할지 말지의 입장을 분명하게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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