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정국]외교부 “朴대통령 12월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할 것”
위안부 합의-정보협정 강행 이어… “불참땐 국익 손실” 취임후 첫 訪日
19일 APEC회의는 황교안 총리가 참석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일본에서 개최 예정인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17일 공개한 것은 ‘외치(外治)’ 중심으로 국정의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에서 개최 예정인 한중일 3국 정상회의는 일자를 놓고 협의가 진행 중이고 날짜가 확정되면 박 대통령이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3국 정상회의에 참석할 경우 취임 후 첫 방일이 된다.
조 대변인은 “이번 정상회의는 지난해 한국 주도로 복원한 3국 협력체제가 지속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따라서 한국 정상의 참석이 중요하고 불참할 경우 외교적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3국 정상회의는 내달 19, 20일 개최하는 방안을 놓고 한중일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방일을 강행할 경우 페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9, 20일) 불참 결정과의 일관성 논란, 일본군 위안부 합의 및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강행 등에 대한 성토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일본 방문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위안부 합의 이행 등을 서둘렀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2선 후퇴 논란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익’을 명분으로 ‘외치’를 재개할 경우 야권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수도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나 향후 한일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어떻게 매듭지을지도 숙제다. APEC에 참석했더라면 아베 총리처럼 페루로 가는 길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만나 안면을 틀 수도 있었을 텐데 국내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포기했다. 박 대통령은 APEC행을 포기한 대신 16일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을 단장으로 고위실무협의단을 구성해 트럼프 당선인 측에 교섭 사절로 파견했다. APEC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과 직접 담판을 지을 수도 있었다. 리 총리의 주 업무는 경제인 반면 시 주석은 정무 및 안보 문제를 총괄하고 있어 사드 문제를 논의하기에는 더 적절한 상대다. 이런 모든 사정은 박 대통령이 자초한 것이다.
한편 총리실은 APEC 정상회의에는 황교안 국무총리가 참석한다고 이날 공개했다. 1993년 APEC 정상회의가 시작된 뒤 한국 대통령이 불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총리실은 “당초 예정됐던 아르헨티나 순방은 엄중한 상황 등을 고려해 취소했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