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파문과 박근혜 대통령의 거취를 놓고 외국 정부도 법률 검토를 시작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A국가의 주한 대사관 관계자는 17일 “지난주부터 광화문 일대를 내려다볼 수 있는 호텔을 예약해 촛불시위를 지켜봤고 이번 주에도 상황을 모니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첫 집회 규모가 2만 명(주최 측 추산)이었다가 5일 20만 명, 12일 100만 명으로 크게 늘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B국가 대사관 관계자는 “한국 대통령의 하야 시 법적 절차를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탄핵과 달리 대통령의 자진 사임 때 권한 이양 등에 대한 규정이 모호해 어떤 흠결이 있는지 파악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16일 신임 외교부 2차관을 임명하는 등 국정 수행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을 바라보는 상대국들은 대통령 궐위(闕位)가 현실화할 가능성에 대비한 준비에 들어간 셈이다. C국가 관계자는 “한국 사람들은 멱살잡고 엄청나게 싸울 것 같다가 또 금방 식기도 한다”라며 사태 전개 방향을 어느 한쪽으로 예단하기도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외교부 관계자도 “정국이 한 달 넘게 혼돈 상태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어 새해 계획도 못 세우고 있다”라며 “지금쯤 신년 업무보고와 상반기 대통령 순방 일정 조율을 시작해야 하는데 손도 못 대고 있다”라고 했다. 외국 국민을 상대로 한 공공외교도 최순실 파문 이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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