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朴대통령 비판여론은 마녀사냥” 논란

[혼돈의 정국]“국정 너무 많이 알고있는 대통령, 판단력 없다는 野주장 납득 못해”
민주 “전직 총리 망발… 도 넘어”

　정홍원 전 국무총리(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장·사진)가 17일 ‘최순실 게이트’ 파문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을 ‘마녀사냥’으로 규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증거보다는 추측과 의혹에 힘이 실리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총리는 “(파문을 일으킨) 최순실 씨가 대통령을 이용해 국정에 개입하고 사익을 도모했다는 정황만으로도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좌절로, 애정이 분노로 바뀌었다는 점을 이해한다”라면서도 “진실 규명이 되기 전에 (대통령이) 무한책임을 지라는 요구는 법 앞에 평등이 결코 아니며 일시적 분풀이에 불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에서 2년간 총리를 지낼 당시 대통령과의 소회도 털어놨다. “회의나 면담 기회에 대통령을 숱하게 만났고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그때마다 ‘대통령이 오래 공부해 너무 많이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이 너무 많이 알면 국정이 일방적으로 경직될 수 있다는 걱정을 하기도 했다”며 “그런 점에서 외부의 조력 없이는 판단도 제대로 못 하는 대통령이란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야당 등) 일부의 주장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 정부 전·현직 총리의 망발이 도를 넘었다”며 반발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정 전 총리는 국민적 분노를 ‘마녀사냥’으로 치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을 총괄했던 총리라면 ‘죄송하다’고 사죄하는 것이 먼저”라며 “더 이상 남의 나라 일처럼 ‘유체 이탈’ 화법으로 국민을 모독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