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순실 국정농단 배후에 ‘김기춘 그림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9일 03시 00분


김종 “김 前실장이 최씨 소개” 진술… 김기춘 “최순실과 전화나 만난적 없어”
檢, 김기춘 씨 다음주 소환 조사할 듯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최순실 게이트’의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한 CF 감독 차은택 씨의 국정 농단에 깊이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최근 검찰에서 “김 전 비서실장 소개로 최순실 씨를 처음 알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최 씨의 국정 농단을 김 전 실장이 묵인, 방조 또는 배후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김 전 차관은 검찰에서 “(2013년 9월) 차관 취임 초기 김 전 실장이 전화로 ‘만나 보라’고 해 약속 장소에 나갔더니 최 씨가 있었고 이후 최 씨를 여러 번 만났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김 전 차관은 또 “그 전에는 최 씨를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은 지금까지 “비서실장 당시 최 씨 관련 보고를 받은 적이 없고 최 씨를 만난 일도, 통화한 일도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여권의 한 핵심 인사는 “취임 첫해인 2013년 박 대통령이 저도에서 1박 2일 여름휴가(7월 29, 30일)를 보낼 때 김 전 실장과 최 씨도 함께 저도에 있었으며 그 자리에서 비서실장 교체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휴가에서 복귀한 첫날인 그해 8월 5일 허태열 당시 비서실장을 김 전 실장으로 전격 교체했다. 최 씨의 태블릿PC에는 박 대통령이 경남 거제 저도에서 찍은 사진 13장이 저장돼 있었다. 이 중 8장은 청와대가 공개하지 않은 사진이었다.

 김 전 실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차관이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다. 최 씨를 모른다. 통화한 일도, 만난 일도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또 “2013년 (대통령이 머문) 저도에 간 일도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다음 주에 김 전 실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김 전 차관에게 최 씨를 소개했는지, 최 씨와 어떤 관계인지 등 김 전 차관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야당은 “김 전 실장이 ‘최순실 게이트’의 몸통”이라며 김 전 실장에 대한 즉각 소환 및 구속 수사를 주장했다.

길진균 leon@donga.com·김민 기자
#최순실#국정농단#김기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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