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18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최순실 씨가 밀접한 관계였다는 증언이 알려지자 김 전 실장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그동안 야권은 ‘최순실 게이트’의 배후에 김 전 실장이 있다고 보고 여러 의혹을 제기했으나 김 전 실장과 최 씨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이 ‘최순실 게이트’에 직접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 이번 파문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김기춘 헌정파괴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인 주승용 의원은 이날 “김 전 실장이 6개월간 수차례에 걸쳐 VIP 대우를 받으며 줄기세포 치료를 했다”며 “최 씨 소유 빌딩에서 수시로 대책회의를 했는데도 김 전 실장은 ‘최 씨를 전혀 모른다’고 발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같은 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김 전 실장을 두고 “사법부까지 이용해 정적을 제거하려는 공작정치의 부두목”이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지난달 31일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을 고발하며 김 전 실장을 포함시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1차적으로 김 전 실장이 직권을 남용해 문화체육관광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뿐 아니라 최 씨가 구속된 뒤에도 막후에서 이번 사건 수습을 김 전 실장이 컨트롤하고 있다는 의혹도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역시 18일 성명에서 “김 전 실장이야말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의 몸통”이라며 검찰이 김 전 실장의 신병을 확보하고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 3당이 나란히 김 전 실장을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하고 나선 것이다.
검찰 조사와 별도로 김 전 실장에 대한 특검 수사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최순실 특검법’에는 김 전 실장의 국정 농단 의혹을 수사 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특검법 15항은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건을 별도로 추가 수사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김 전 실장의 국정 농단 의혹도 자연스럽게 특검의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