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최순실 씨(60·구속) 딸 정유라 씨(20)의 승마 훈련비 명목으로 280만 유로(약 35억 원)를 지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삼성 미래전략실의 2인자 장충기 차장(사장)이 18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장 차장을 상대로 최 씨가 박근혜 대통령과 친분이 깊다는 사실을 알고 특혜성 자금을 지원했는지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삼성이 지난해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추진할 당시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하는 ‘백기사’ 역할을 한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청탁이 있었을 경우 최 씨에게는 알선수재 혐의가 추가로 적용된다. 장 차장은 이날 오전 검찰에 출석하면서 ‘정 씨를 특혜 지원한 이유가 무엇이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검찰은 ‘최순실 게이트’ 연루 기업 중 유독 삼성을 대상으로 본사 압수수색과 계좌 추적 등 광범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재계 1위 삼성을 압박해 최대한 빨리 실체적 진실에 다가서는 한편 다른 기업들에 ‘숨기지 말고 사실관계를 털어놓으라’고 주문하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검찰이 16일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63·대한승마협회장)을 재소환한 것도 최 씨와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상대로 박 사장 진술을 재검증한 결과 일부 허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1차 소환 때 “최 씨와 박 전 전무의 협박 때문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견을 유지했다. 삼성은 지난해 3월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았는데, 최 씨의 측근인 박 전 전무가 협회에 파견된 삼성 직원들과 마찰을 빚고 박 사장을 협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소환된 박 전 전무는 박 사장의 진술을 반박했다. 박 전 전무는 “최 씨와 삼성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종찬 승마협회 전무도 “승마협회는 삼성의 지원을 몰랐고 알 수도 없었다”는 의견이다. 이후 다시 소환된 박 사장은 일부 의혹에 있어 삼성그룹의 ‘윗선’ 개입 가능성을 열어두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지난해 9, 10월 최 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스포츠 컨설팅업체 ‘비덱스포츠’(옛 코레스포츠)와 컨설팅 계약을 맺고 280만 유로를 특혜 지원한 의혹을 받아왔다. 검찰 조사 결과 이 돈은 최 씨 측의 호텔과 말 구입 등에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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