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특검 시작되면 경영활동 스톱” 긴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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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대통령]총수 연루 기업들 예의주시

 20일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지켜본 재계의 관심은 벌써부터 다음 달 초로 예정된 특별검사 수사로 쏠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측이 검찰 대신 특검 조사를 받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재계는 이날 검찰이 공소장에서 ‘재단 모금은 강요에 의한 출연으로 기업은 피해자’라고 밝히자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하지만 검찰이 기업의 자금 출연에 대가가 있었는지를 밝혀낼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계속 수사하겠다고 밝히면서 불안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특검은 물론 국정조사까지 시작되면 기업 총수들이 다시 불려나갈 가능성이 높아 기업들은 내년 초까지 초비상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제대로 된 경영계획을 세운다거나 조직 개편 및 수뇌부 교체를 단행하는 것은 이미 물 건너간 얘기”라고 말했다.

 재계는 검찰이 공소장에서 언급하지 않은 삼성, SK, 한진, CJ그룹 관련 의혹이 향후 특검 조사의 핵심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최 씨 개인 회사인 독일 비덱스포츠에 승마 지원과 관련해 삼성전자가 35억 원을 송금한 데 대한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7월과 올해 2월 박 대통령을 독대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승마 지원을 지휘한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등도 검찰 조사를 받았다. 2월 하순 최태원 회장이 박 대통령을 개별적으로 만난 SK그룹도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80억 원 지원을 요구받은 바 있다. SK그룹은 “실제 돈을 보낸 롯데와 달리 SK는 금전 거래가 전혀 없었다”며 최 회장의 연루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조원동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의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력을 포함한 각종 의혹이 제기된 CJ그룹도 마찬가지다. 한진그룹은 평창 겨울올림픽과 관련해 조양호 회장이 추가 소환될 가능성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날 공소장에 언급된 기업들도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박 대통령과 신동빈 회장의 독대가 최 씨의 이권 사업에 직접 연루됐다는 사실이 드러난 롯데그룹 측은 “검찰이 계속 수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데다 특검도 남은 만큼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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