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대리처방 주사뒤 ‘가려움증’ 등 부작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1일 03시 00분


12차례 투여 진료기록서 확인
태반-백옥주사 등 7, 8개 혼합 주사… 피부발진-식욕부진 등 발생 가능성

 최순실 씨 자매의 이름으로 각종 주사제 처방과 혈액 검사를 대리로 처방받아 온 박근혜 대통령이 이 주사제들 때문에 부작용이 생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의료계와 보건 당국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최순득 씨(64) 이름으로 처방받은 각종 주사제의 진료기록에는 박 대통령의 증상 정도, 처방, 피로 정도 등이 기록돼 있었다. 이들 진료기록 문건에는 유독 ‘가렵다’라는 기록들이 남아 있었다. 이를 두고 의료계 관계자들은 주사제의 부작용으로 박 대통령 몸에 각종 ‘가려움증’이 유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선 15일 보건 당국은 대통령 자문의 김상만 녹십자 아이메드 원장(전 차움의원 소속)이 ‘최순득’ 이름으로 처방한 각종 주사제를 2013년 3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청와대로 12차례 가져가 박 대통령에게 투여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주사제는 태반주사, ‘백옥주사’(글루타티온), ‘신데렐라주사’(티옥트산), 종합 비타민 주사제(IVNT) 등이었다. 실제 이 주사제들을 맞으면 피부 발진, 가려움증, 식욕 부진, 설사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 주사제들은 7, 8개 성분이 섞여 처방되기도 한다”며 “그렇다 보니 과민반응으로 가려움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의료 전문가들은 가려움증 등의 부작용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A대학병원 교수는 “주사제 속 성분을 조금 바꾸거나 주사를 맞지 않으면 증세가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가기밀(2급)이자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대통령의 건강이 청와대 의무실장-주치의-자문의사단 등 공식 의료 시스템을 제쳐두고 ‘비선 진료’로 인해 부작용을 겪었다면, 이는 심각한 국가 시스템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허갑범 연세대 명예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DJ에게는 보약도 함부로 못 먹게 했다”고 밝혔다. 보건 당국 관계자조차 “박 대통령에게 처방된 주사제들은 정통 의학 측면에서 보면 굉장히 낯선 것”이라고 밝혔을 정도다.

 또 2013년 9월 청와대 의무실 간호장교가 박 대통령 혈액을 채취해 차움의원으로 가져온 후 최순실 씨 이름으로 시행한 검사의 종류는 혈구, 전해질 등을 알아보는 일반적인 혈액검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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