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장시호 구속… 檢 “한달 두번씩 만나 인사-사업 논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2일 03시 00분


[탄핵 정국]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위 사진)과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각각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법원은 이날 밤늦게 김 전 차관과 장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위 사진)과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각각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법원은 이날 밤늦게 김 전 차관과 장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검찰이 21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5)을 구속하는 등 수사 강도를 높이면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7)과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49)의 비위 의혹을 밝힐 단서를 찾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순실 씨(60)의 비밀 모임으로 소문이 난 ‘팔선녀’ 의혹의 진위를 가리는 계기가 될 거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받는 김 전 차관과 직권남용, 횡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37)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김 전 차관의 부인 A 씨가 최 씨와 상당한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확인하고 A 씨를 유력한 조사 대상에 올렸다. 검찰은 “김 전 비서실장의 소개로 최 씨를 처음 알게 됐다”는 김 전 차관의 진술이 최 씨와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숨기기 위한 것인지도 집중 조사 중이다.

 A 씨는 최 씨의 사조직으로 알려진 팔선녀의 구성원으로 종종 언급됐지만 김 전 차관은 이를 부인해 왔다. 최 씨가 우병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76)과 2014년 6월 경기 화성시 기흥CC에서 함께 골프를 친 점, 김 회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한 문화재단의 특별회원 명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점 등을 들어 일각에서는 ‘모종의 모임이 실재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우 전 수석이 2014년 현 회장의 측근으로 지목된 ISMG코리아 대표 A씨의 횡령사건을 변론한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한 달에 두 번씩 장 씨를 개별적으로 만나 문체부 인사 및 최 씨의 각종 사업을 논의한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을 상대로 각종 사업을 논의한 과정과 박태환(27)의 올림픽 출전을 막기 위해 압력을 가한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장 씨를 상대로는 최 씨 일가의 숨겨놓은 재산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은 21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한 혐의(강요 미수)로 조원동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60)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전 수석은 검찰에 “압력 행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터라 조사의 진전에 따라 박 대통령의 새로운 혐의가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다.

 수사팀은 최 씨의 지인이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이 현대자동차에 흡착제를 납품할 수 있도록 박 대통령이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7)에게 직접 지시한 것에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충분히 여지가 있을 수 있다”며 뇌물죄 적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삼성전자가 정유라 씨에게 지원한 35억 원대 특혜성 자금의 대가성 여부도 주요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할 당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의결권전문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배경에 정부 고위 관계자의 압력이 있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검찰이 구속 기소한 최 씨와 안 전 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 등 3명의 사건을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에 배당했다. 법원 관계자는 “원래 형사단독 재판부 관할이지만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한 사건의 성격상 합의부가 맡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첫 공판 준비기일은 이르면 이달 안에 열릴 예정이다.

조건희 becom@donga.com·신나리 기자
#김종#장시호#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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