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검토 가능” 한발 물러선 이정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3일 03시 00분


[탄핵 정국]김무성-최경환 물밑접촉說도
이정현, 조기전대 취소 질문 즉답 피해… 탈당파엔 “이슬만 먹고 큰 척해”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의 ‘조기 전당대회’ 카드에 대한 당내 반발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정현 대표가 22일 “(어떤) 쇄신안이든 합당하면 ‘그라운드 제로(원점)’에서 최고위원회의에 부칠 계획이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진 누구도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았는데 비로소 중진 6명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거론하기 시작했다”며 비대위 구성도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전날 나경원 원유철 의원 등 중진 의원 6명이 저녁 회동을 하고 “비대위 출범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데 대한 응답인 셈이다. 김무성 전 대표와 최경환 의원이 물밑 접촉을 했다는 말도 나온다. 중진 6인 회동에서는 비대위원장 후보로 박관용 김형오 강창희 전 국회의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대표, 조순형 전 의원, 인명진 목사, 이영작 전 한양대 석좌교수 등 8명이 거론됐다고 한다. 이들은 23일 회동에서 비대위원장 후보를 최종 논의해 이 대표에게 추천하기로 했다.

 이 대표가 한발 물러선 배경에는 초·재선 의원들의 비대위 구성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표는 이날 “당의 주축인 초·재선 의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최고위안(案)으로 채택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다만 이 대표는 조기 전대 로드맵을 취소할 가능성에 대해 “중진 협의에서 (논의)했으니 채택한다는 식의 기준은 될 수 없다. 최고위에서 논의하겠다”는 원칙만 거듭 밝혔다. 이를 두고 한 비박 중진 의원은 “당장의 반발을 잠재우려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탈당을 선언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과 관련해선 “워낙 자유로운 분들이니 당을 벗어나서도 송골매처럼 힘차게 날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쇄 탈당 우려가 없느냐’고 묻자 “좋을 때는 공천 받고 예쁨 받으려고 발버둥치고선 곤경에 처하면 자신은 관계없다는 듯 이슬만 먹고 큰 척한다 해서 국민들이 그렇게 바라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탈당파’에 대한 불만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당 대표가 대통령만 비호한다’는 지적에는 “누가 비호했느냐. 그런 거짓말 하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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