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최평길]대통령 퇴진과 선거, 체계적 시스템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4일 03시 00분


최평길 연세대 명예교수
최평길 연세대 명예교수
 박근혜 대통령 퇴진은 곧 새 대통령 선출로 연결된다. 이 모든 과정은 질서 정연하고 성숙된 국가 시스템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국민과 언론의 준엄한 감시 속에서도 대통령 퇴진과 새로운 대통령 선거는 성숙한 시스템 구축으로 승화 발전되어야 한다. 그 기본은 공정성 확보, 심각한 현안의 연속 수행, 그리고 깊은 역사의식이다.

 박 대통령이 퇴진하면 헌법과 선거법상 2개월 내에 치러야 하는 대통령 선거기간은 너무나 촉박하다. 새누리당의 혁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의 대선 비전, 전략정책 형성, 제3지대 정치결사체 조직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당리당략에 젖은 기성 정치권에 대해 실망을 넘어서 혐오로까지 나아간 현재 상황에서 새로운 이념, 경제 활성화 전략정책, 사회 개혁의 비전을 내걸고 새롭고 참신한 제3지대에서 정치결사체를 조직하기를 바라는 기운이 충만하다. 기성 정치인은 최소화하고 깨끗한 전문 공직관료, 기업, 언론, 학계, 다양한 직종에서 국정운영 세력을 전력화하여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는 데는 다소의 시간이 필요하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는 정의로운 공정성은 특히 대통령 퇴진과 대선 과정 시스템의 성숙한 관리에 유용하다. 공정한 기회 제공은 대통령의 국정농단 수사, 조사, 검증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국정조사 기간은 90일, 특별검사 조사는 120일, 탄핵심판은 180일이 소요된다. 올해 12월부터 발의, 의결하면 내년 1월부터 활동을 시작하여 가장 긴 시일이 필요한 탄핵심판까지 내년 6월이면 종결될 수 있다. 그러면 내년 7, 8월 사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따라서 올 12월부터 내년 8월까지 9개월을 모든 정당 조직과 대통령 후보의 대선 준비 기간으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중요한 것이 정치중립을 지키는 내각 구성, 내치와 외치를 책임지는 총리 임명이다. 국회의장 주도로 여야가 합의하여 선임하는 책임총리와 내각 각료는 어떤 당적도 갖지 않은 정직, 성실, 신뢰를 기반으로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를 검증하여 기용하고, 기용된 총리와 각료는 임기가 끝난 후에 어떤 정부 각료직도 맡지 않겠다는 선서로 철저한 정치, 이념 중립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새 내각은 당면한 대기업, 중소기업이 겪는 성장력과 수출둔화 경제침체를 극복하고, 젊은 세대의 아픔과 실망을 정책 혁신으로 치유하고, 미국의 보호무역과 방위비 인상에 신축적으로 대응하는 데 내각 협업으로 대처해야 한다.

 국민 모두가 지금의 참담함을 훌훌 털고 일어나, 먼 훗날 국가미래 지평에서 국격 하락을 극복한다는 각오로 차분히 자기 위치에서 역할을 다하는 역사의식으로 임해야 할 것 같다.

최평길 연세대 명예교수
#박근혜#대통령 퇴진#대통령 선거#국정조사#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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