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사 모 기자입니다.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의 친분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줄기세포 치료를 해줬다는 게 사실입니까?”
21일 서울 강남 차움의원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을 모 언론사 사회부 기자라고 소개하면서 최순실 씨와 친분이 있는 이 의원에서 대통령에게 줄기세포 치료를 했는지를 캐물었다. 원장을 만나 의혹에 대한 해명을 직접 듣겠다고도 말했다. 의원 측이 전화를 끊고 인터넷으로 기자 이름을 검색하자 해당 기자가 쓴 기사들이 검색됐다. ‘최순실 게이트’ 파문의 중심에 있는 의원은 마지못해 해당 기자의 인터뷰를 수락했다.
그날 저녁 기자는 정장 바지에 코트를 입고 차움의원 원장을 찾았다. 직원들이 명함을 요구하자 그는 “차에 두고 왔다”고 둘러댔다. 하지만 인터뷰 과정에서 어설픈 질문에 이상함을 느낀 원장은 “잠시 통화하고 오겠다”며 밖으로 나가 직원들에게 해당 언론사에 모 기자가 실제 있는지 알아볼 것을 지시했다.
언론사를 통해 확인한 의원 직원들은 황당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해당 언론사 ‘진짜 기자’는 청와대를 취재하고 있었다. 이날 원장과 인터뷰를 한 여성은 모 회사 콜센터 직원 신모 씨(22)였다. 신 씨는 “나는 사회2부, 47기다”라고 태연하게 답하기도 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기자를 사칭해 원장을 만난 신 씨를 경범죄처벌법상 업무방해 혐의로 법원의 즉결심판에 회부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신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의혹들이 너무 궁금해 기자를 사칭해서라도 알아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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