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의 주도권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친문(친문재인)계인 민주당 양향자 최고위원은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왼손은 야권과 잡고 있지만, 오른손은 박근혜 정부의 부역자들과 잡고 싶은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박 위원장을 비판했다. 이어 “새누리당의 탄핵 찬성 의원들은 고해성사 당사자이지 연대 대상이 아니다. 양손 모두 야권과 잡으란 것이 호남 민심이다”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이 탄핵 찬성 연판장에 서명한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와 개헌을 매개로 제3지대를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인 셈이다.
양 최고위원의 발언은 이날 같은 장소에서 우상호 원내대표가 “어제 야 3당 원내대표가 모여 야권 공조에 균열이 발생할 만한 이견 요소를 대부분 해소했다”며 “이제 하나로 뭉쳐 탄핵을 관철하는 것이 최대의 목표”라고 말한 직후에 나왔다. 이 때문에 머쓱한 최고위원회의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바로 반박했다. 그는 “험난한 고개를 넘을 때는 악마의 손을 잡고도 넘는다. 반공주의자였던 처칠도 히틀러를 이기려고 공산주의자 스탈린과 손잡았다. 새누리당 의원을 비난하고, ‘어떻게 그분들과 함께하느냐’고 지적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라며 양 최고위원을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TV 인터뷰에서는 “현재 최고의 권력자는 문재인 (전) 대표 같다”고 화살을 문 전 대표에게도 돌렸다. 그는 “문 전 대표가 ‘선(先)총리도 안 된다’, ‘개헌도 안 된다’고 선을 그어버리니까 모든 게 안 된다”며 “말로는 탄핵을 주장하는 것 같은데 저렇게 (탄핵) 부결을 원하는 것처럼 비치는 걸 보면 그 속을 제가 어떻게 알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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