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씨(47·구속 기소)가 2014년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와 동업한 직후 최 씨의 지시를 받아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7)의 공관에 찾아갔고, 그 자리에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55·구속)을 소개받았다고 차 씨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가 27일 폭로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 씨는 2014년 4, 5월경 고영태 씨의 소개로 최 씨를 처음 알게 됐고, 두 달쯤 뒤 최 씨의 지시로 김 전 실장의 공관에 갔다”며 “그곳에는 김 전 차관과 정성근 문체부 장관 후보자가 먼저 와 있었고 차 씨는 김 전 실장과 10분 정도 면담했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이 최 씨의 국정 농단 파트너들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 역할을 했다는 얘기다. 김 전 차관도 최근 검찰에서 “차관 취임 초기 김 전 실장이 전화로 ‘만나 보라’고 한 약속 장소에 최 씨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은 이날 채널A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통령께서 차 씨를 한번 만나 보라고 해서 공관으로 불러 만났다”고 차 씨와의 만남은 인정하면서도 “최 씨를 모르는 것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을 조만간 불러 차 씨와 문체부 실세들의 만남을 주선한 배경이 무엇인지, 최 씨의 국정 농단에 함께 개입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차 씨는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49)의 장모 김장자 씨가 운영하는 골프장인 기흥컨트리클럽에서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에 내정된 직후인 2014년 6월) 최순실 씨를 비롯해 김장자 씨, 고영태 씨, 이화여대 교수 등과 함께 골프를 쳤다고 김 변호사가 털어놨다.
한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차 씨와 그의 측근인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8)을 이날 구속 기소하면서 최 씨가 실소유한 광고회사에 KT가 광고 7건을 발주하도록 강요한 주범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지목했다. 검찰은 박 대통령이 최 씨,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7·구속 기소), 차 씨와 공모(共謀)해 각종 광고 이권 사업에 개입했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