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OECD “정국혼란에 한국경제 위기”
내년 전망치 3.0→2.6% 대폭 하향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국 혼란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낮출 것이라는 국제기구의 분석이 처음으로 나왔다. 글로벌 교역의 회복 지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망 등에 따른 대외 악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혼란스러운 국내 정치 상황이 경제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8일(현지 시간)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6%로 예상했다. 올 6월에 내놓은 전망치(3.0%)보다 0.4%포인트 낮다.
OECD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에 미칠 단기적 위험이 높아졌다”며 최순실 사태가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삼성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에 따른) 휴대전화 산업 문제, 구조조정,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등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낮출 요인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주요 외신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까지 거론될 정도로 나빠진 정치 상황이 한국 경제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칠지에 주목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박 대통령의 갈등’이라는 제목의 전면 기획 기사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일련의 기업 문제가 발생한 가운데 한국 경제가 리더십 부재와 혼란, 성장 둔화라는 복합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최근 들어 박 대통령이 대기업들에 부당한 돈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연일 외신에 거론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이미지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가 단순한 정치적 혼란이 아닌, 규제 운용 등 한국 경제 시스템의 불투명성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이미 국내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위축시킨 지 오래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8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이후 7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매주 서울 등 주요 대도시 도심에서 대대적인 촛불집회가 열리면서 백화점, 대형마트 등 쇼핑가를 찾는 소비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수출 기업 10곳 중 4곳은 내년도 수출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은이 28일 내놓은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50개 수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8.5%가 내년 수출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응답했다.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22.7%에 그쳤다.
기업들은 수출 여건 중에서도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세계 시장의 경쟁 심화, 환율 문제 등에 대한 우려가 컸다. 특히 최근 미국으로부터 반덤핑관세가 부과된 철강업(68.4%)과 조선업(66.7%) 등에서는 수출 여건 악화를 우려하는 업체의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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