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교과서의 선사·고대사 부분을 집필한 최성락 목포대 교수는 지난해 11월 집필 참여소식이 알려지자 고고학회 회원들의 거센 항의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소장파 교수는 “국정 교과서 필자 프로필에 고고학회장 직책을 넣지 말라”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결국 최 교수는 학회장 임기를 마친 뒤 올 초부터 교과서 집필에 참여했다.
이처럼 국정 교과서 집필을 둘러싼 학계의 반발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국정 교과서 집필은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됐다. 교육부나 국사편찬위원회(국편)에서 분야별 집필진 회의가 따로 열려 필자들도 전체 명단을 알지 못했다. 자신과 함께 일한 분과의 필진만 알 수 있었다. 또 다른 분과의 집필 초고는 국편에서만 열람이 가능했다. 교육부는 “공개 이후에도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제하라”라는 지침을 필진에게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 중 한 명은 28일 현장 검토본 공개 직후 소감을 묻자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는 “참여자가 적어 형편없는 교과서가 쓰일까 봐 주변 만류를 무릅쓰고 용기를 냈다”라며 “하지만 요즘 같은 시국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부역자가 된 것 같아 참담하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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