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검사에 박영수 변호사(64·사법연수원 10기)가 임명되면서 검찰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검찰은 특검 준비 기간(20일)에도 특검과 협의를 거쳐 기존 수사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지만 구속 만기일을 연장한 장시호 씨(37·구속)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5·구속)에 대한 수사만 마무리되면 나머지 사건은 특검으로 보낼 가능성이 크다.
30일 법무부, 대검찰청이 국회 국정조사 기관보고에 제출한 ‘최순실 등 관련 의혹 사건 수사현황’ 자료에 따르면 검찰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7)과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49)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에 착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소환 계획이 잡혀 있지 않은 시점에 특검이 가동되면서 이들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는 특검에서 이뤄지게 됐다.
검찰이 적시한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의 혐의는 각각 직권남용과 직무유기다. 김 전 실장은 2014년 10월 당시 김희범 문체부 1차관에게 1급 공무원 6명의 사표를 받도록 지시한 것에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우 전 수석에 대해서는 2014년 5월부터 청와대 민정비서관, 민정수석 자리에 있으면서 최순실 씨(60·구속 기소) 등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비리를 알고서도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이 정도 의혹은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이 국정 농단 사태에 개입한 실체의 빙산의 일각일 뿐이란 시각이 많아 향후 특검 수사에서는 이들과 최 씨의 관계 등을 밝히기 위한 고강도 수사가 예상된다.
검찰은 최근까지 이화여대 비리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었다. 정유라 씨(20)의 특혜 입학 의혹과 관련해 면접위원 및 교직원들을 줄소환했고, 최경희 전 총장(54), 남궁곤 전 입학처장(55),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61)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피의자로 입건했다. 그러나 최 전 총장 등 이화여대 비리 ‘몸통’의 신병을 확보하기 전에 특검이 임명돼 수사의 동력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검찰은 많은 진척을 보이고 있는 장 씨와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는 매듭지을 방침이다. 현재까지 검찰이 파악한 장 씨의 혐의는 본인이 실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그룹이 16억2800만 원을 후원하도록 한 혐의를 비롯해 국가보조금 사기, 회삿돈 횡령 등이다. 김 전 차관은 올해 3월 문체부 비공개 문건을 최 씨에게 전달한 것과 문체부 산하기관인 체육인재육성재단의 일감을 지인이 재직 중인 학교인 미국 조지아대에 맡기도록 한 혐의가 추가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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