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의원들의 휴대전화 번호가 최근 인터넷에 유출돼 항의 전화와 문자메시지가 빗발치자 이정현 대표는 4일 자신의 휴대전화 착신을 정지시켰다.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면 “고객의 요청에 의해 당분간 착신이 정지됐다”는 안내 음성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달 11일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와 함께 전화번호가 노출돼 한 차례 번호를 바꿨다. 그러나 한 달도 안 돼 다시 ‘문자 테러’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2일 탄핵안 처리’에 반대했던 박 위원장도 항의 문자를 받다가 번호를 바꿨다.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는 “하루에 육두문자가 들어간 수천 통의 문자메시지가 오고 있어 일을 못 할 지경”이라며 “폭탄도 이런 폭탄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새누리당은 휴대전화 번호를 인터넷에 유출한 사람을 2일 서울중앙지검에 수사 의뢰했다. 이와 함께 ‘탄핵 찬반 의원 명단’을 자의적으로 구분해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새누리당은 두 사람이 공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표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 “새누리당의 고소 환영한다. 저는 박근혜나 친박(친박근혜) 권력자들과 달리 법 절차를 준수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정치인에게 관심은 생명”이라며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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