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00만 명의 경기 성남시 이재명 시장의 상승세가 화제다. 이 시장은 야권 대선 주자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탄핵을 가장 먼저 주장한 데 이어 박 대통령 구속 수사 등 가장 선명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후 이 시장은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대선 후보 지지율 15% 안팎을 나타내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3위로 뛰어올랐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오차 범위 내에서 이들과 경쟁하며 사실상 ‘빅3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한 달 넘게 이어진 이 시장의 ‘촛불 독주’는 이제 후발 주자의 노이즈 마케팅 수준을 넘어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 국민의당 지지층과 무당파 흡수
‘최순실 게이트’가 정국을 강타하기 전인 10월 중순만 해도 이 시장의 지지율은 5% 안팎으로 야권 대선 주자 예닐곱 명 중 5, 6위권이었다. 그러나 촛불집회가 본격화한 지난달 초부터 지지율이 수직 상승하면서 차기 대선 구도를 흔들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 시장은 5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나도 깜짝 놀랄 정도”라며 “촛불집회 이전까지는 연말 7∼8%, 내년 초 두 자릿수 지지율을 목표로 했다”라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이날 공개한 11월 5주 차 주간 집계(11월 28일∼12월 2일)에 따르면 이 시장의 지지율은 14.7%다. 문 전 대표(20.8%)와 반 총장(18.9%) 바로 뒤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9.8%)와는 4.9%포인트 차로 앞서 있다. 이는 ‘촛불 정국’에서 20% 안팎의 박스권에 갇힌 문 전 대표와 10% 안팎으로 정체된 안 전 대표, 그리고 5% 언저리까지 밀린 박원순 서울시장과 뚜렷이 대비되는 ‘이재명 현상’으로까지 불리고 있다.
이런 현상은 일차적으로는 기성 정치에 실망한 대중이 이 시장의 거칠고 투박한 화법에 호응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문 전 대표가 “사이다는 금방 목이 또 마르다. 탄산음료는 밥이 아니지만 고구마는 배가 든든하다. 저는 든든한 사람”이라며 우회적으로 이 시장을 견제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시장은 이에 대해 “대중을 무시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네트워크가 발달하고 집단 지성이 발휘되면서 대중이 정치권과 대등한 존재가 됐다”며 “대중의 언어로 대중들의 욕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한 것이 인정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의 상승세는 촛불집회의 계기가 된 박 대통령의 1차 대국민 담화(10월 25일) 이전과 비교할 때 확연히 드러난다. 리얼미터의 10월 3주 차(17∼21일) 조사 때 이 시장의 지지율은 5.3%였다. 6주 만에 9.4%포인트가 오른 셈이다. 그의 지지율은 거의 모든 연령층과 지역에서 골고루 상승했다. 특히 국민의당과 무당파에서의 지지율은 이 기간 각각 3.9%→12.6%, 3.2%→10.5%로 수직 상승했다. 특히 유력한 대선 주자가 없는 정의당 지지층의 38.2%가 이 시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기존 정치인과 다른 이 시장의 신선한 화법과 행동이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의당과 정의당, 무당파의 지지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민주당 지지자의 이 시장 지지율도 9.3%→20.8%로 올랐다.
이 시장은 ‘과격한 좌파’ 이미지도 갖고 있다. 그는 “나는 실용주의자”라고 반박했다. 또 “각종 여론조사를 분석하면 문 전 대표의 지지층은 진보 성향 비중이 매우 크지만 나는 진보와 중도 성향 지지자가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조사에 따르면 문 전 대표 지지자(진보 33.7%, 중도 21.0%)와 달리 이 시장에 대한 지지자(진보 20.2%, 중도 18.4%) 성향의 편차는 크지 않았다. 다만 이 시장이 내놓은 정책은 좌파에 가깝긴 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 시장의 상승에는 보이지 않는 인터넷 조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 시장 측은 “그런 체계적인 조직이 없으며 만들 생각도 아직은 없다”고 한다.
야권은 역대 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과 야권의 텃밭인 호남에서의 이 시장 지지율 상승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는 서울에서의 지지율 18.4%로 문 전 대표(19.3%)와 오차 범위 안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경북 안동 출신인 이 시장은 야권 후보 가운데 대구경북(12.3%)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와 함께 호남에서도 15.4%의 지지를 얻는 등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문 전 대표 27.1%, 안 전 대표 16.5%에 뒤이은 것으로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안 전 대표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야권의 주요 기반인 수도권과 호남에서 유력 차기 주자로서 각인되기 시작한 것이다. ○ ‘샌더스 효과’ 기대하는 민주당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지난달 28일 기자 오찬간담회에서 “이재명 시장의 상승세는 우리가 바라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 대세론으로 자칫 ‘어답문(어차피 답은 문재인)’으로 격하될 수 있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뜻이다. 문 전 대표도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권 전체의 파이를 키워 줄 좋은 일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시장이 미국 대선 과정에서 같은 당 소속으로 힐러리 클린턴을 도운 버니 샌더스의 역할일 뿐 최종 후보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대선 경선을 뒤집을 자신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 시장의 상승세가 촛불 정국 이후에도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조기 대선 국면에서 시작될 검증과 국가를 통치할 수 있는 정치·행정적 역량을 검증받아야 한다. 현재까지는 자극적 언사로 촛불 민심을 자극한 측면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엄 소장은 “현재의 여론은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나지만 탄핵 정국이 지나가면 진보·중도·보수의 지형이 3 대 3 대 4로 되돌아갈 것”이라며 “재선 기초자치단체장으로서 거둔 실적만 가지고 5000만 인구의 국가 경영에 그대로 대입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5일 “이 시장은 촛불 민심을 가장 정확히 꿰뚫고 있다”라며 “좌고우면하는 듯한 다른 주자들과는 달리 선명한 화법으로 일반 대중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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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6 04:45:42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정치도 아니고 국민을 행북하게 하는 정치도 아니고 대통령 목자르자고 구호 외치는 놈이 대권주자에서 순위상승이라니.역시 대한민국은 후진국을 벗어날수없는 국민들이다
2016-12-06 04:27:50
저것도 인간에 속하는 동물이냐? 지지율? 개 풀뜯어 먹는 소리 고만해 성남시 사람들 요즘 낮뜨거워 가면하고 다니고 싶다 한숨짖더라
2016-12-06 04:25:46
指鹿爲馬(지록위마) 언론이 만든 허상이다 미친사회가 아니고 저런 광견을 지지율이뭐? 저러니 요즘 마구 독을 뱉어내는 데모나 지지율 편향 보도해 나라를 완전히 혼돈을 몰아 가고 잇다 멍한 시민들은" 그러타더라"에 놀아나 짝퉁에 놀아나는 사회다 냉정히 생각해 짝퉁을 거짖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