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탄핵안 표결]오후 3시 본회의 개회
人事안건은 필리버스터 허용 안해… 예정대로 진행땐 표결 1시간내 끝나
자정까지 처리 못하면 자동 폐기
일반 선거선 불법인 ‘인증샷’
국회법엔 별도 금지규정 없지만 무기명 투표 법정신에 어긋나
일각 “표결효력 문제제기 우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 결과는 9일 오후 4시 반경 나올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은 보고된 지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처리해야 하는데 9일은 정기국회 마지막 날이다. 9일 이후 본회의는 예정돼 있지 않고, 차수(次數) 변경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8일 오후 2시 45분경 본회의에 보고된 탄핵안은 9일 오후 3시에 개회하는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에 들어가 밤 12시까지는 끝내야 한다. 표결이 밤 12시를 넘어도 끝나지 않으면 탄핵안은 폐기된다.
9일 본회의 안건은 탄핵안 한 건뿐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본회의를 열자마자 탄핵안을 상정한다고 이날 밝혔다.
탄핵안에 대한 찬반 토론이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법안이나 결의안과는 달리 인사(人事)와 관련된 안건은 찬반 토론을 하지 않았다. 2013년 11월 황찬현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에 대해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요구했지만 당시 강창희 국회의장은 허용하지 않았다. 다만 의원들이 5분 자유 발언이나 의사진행 발언을 할 수는 있다. 5분 자유 발언은 본회의가 열리기 4시간 전까지 신청해야 한다. 이날까지 발언을 신청한 의원은 없다고 국회사무처는 밝혔다.
탄핵안 의결 정족수는 재적 의원 3분의 2인 200명이다. 그러나 의결 정족수가 다 차지 않더라도 표결은 시작할 수 있다. 산회 전까지 최소 200명만 투표를 하면 유효하다. 그러나 일단 200명 이상이 모인 뒤 투표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표결은 본회의장 의원석의 전자 기표기를 사용하지 않고 본회의장 뒤편 투표소에서 투표용지에 ‘가(可)’ 또는 ‘부(否)’를 적는 방식의 무기명 투표다. 오후 3시 반경 표결이 시작되면 오후 4시 반 무렵 탄핵안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안이 부결되면 법적으로는 여야가 임시국회를 열어 탄핵안을 재발의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탄핵안에 대한 찬반토론이 생략되고 무기명 투표인 현행 방식에 절차적 민주성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하원은 1999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안 처리 때 4개의 탄핵 사유마다 깊이 있는 찬반토론을 거쳐 각각 기명 표결한 뒤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소 역할을 하는 상원으로 보냈다.
한편 야당 일각이 추진하고 새누리당 비주류에서 검토하는 ‘탄핵 인증샷’ 공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기표된 투표용지를 촬영했다가 적발되면 무효 처리된다.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은 8일 라디오에서 “야당에서 ‘(여당 내) 반란표가 있다’는 둥 그래서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에서 찬성표 인증샷을 찍어 간직하고 있어야 되지 않느냐는 논의도 나왔다”고 말했다.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그 책임을 여당 비주류가 뒤집어쓰지 않도록 찬성 투표 후 인증샷을 찍어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얘기다.
민주당 6선의 이석현 의원은 이미 탄핵안에 ‘가(可)’라고 표기한 투표용지를 휴대전화로 찍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리겠다며 동료 의원들의 동참까지 촉구한 상태다. 국회법에는 투표용지 촬영과 관련된 금지 조항은 없지만 인증샷 때문에 자칫 탄핵안 표결 결과의 효력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무기명 투표를 규정한 국회법 정신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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