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梨大, 재정지원사업 9개중 8개 따내… 대학가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
특검, 교육부 선정과정 의혹 풀어야
교육부, 장시호 관련 延大 조사 착수
최순실(60·구속 기소) 국정 농단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시작된 가운데 최 씨의 ‘교육 농단’에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교육부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0)가 부정 입학한 이화여대가 가장 많은 대학재정지원사업에 선정되고, 일부 교수가 짧은 기간 동안 다수의 연구 과제를 수주한 과정 등에 대한 의혹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화여대가 정 씨를 부정하게 입학시킨 대가로 교육부로부터 대학 재정지원사업에서 특혜를 제공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은 특검이 풀어야 할 대표적 숙제다. 이화여대는 올해 교육부의 주요 대학재정지원사업 9개 중 8개(자진 철회한 평생교육단과대학 사업 포함)에 선정됐다.
하지만 교육부는 이화여대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이면서도 대학재정지원사업 선정 과정에 대해서는 별도로 점검하지 않았다. 선정 평가 과정에서 약 2000명의 교수가 참여하기 때문에 비리 소지가 거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대학가에서는 거액의 정부 돈이 지원되는 대학재정지원사업 결과가 발표되고 나면 후폭풍이 거세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발표 때마다 막판에 순위가 바뀌었다거나 특정 대학을 포함시키기 위해 선정 대학 수가 늘어났다는 등의 소문이 무성하다”며 “사업 평가 과정이 투명하지 않기 때문에 대학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가 꽤 있다”고 말했다.
정 씨에게 특혜를 주도적으로 준 교수들의 연구 프로젝트 수주 과정에서 정부 당국의 묵인으로 비리가 발생할 소지가 없었는지 등도 특검의 확인 대상이다.
교육부 특별감사에서 정 씨의 과제를 대신 해주는 등 각종 특혜를 제공한 이모 이화여대 교수는 최근 1년여간 정부 지원 연구과제 3건을 수주했는데 연구비 총액만 무려 55억 원에 이른다. 정 씨의 부정 입학과 부당한 학사 관리에 깊숙하게 관여한 김모 전 학장도 정 씨 입학 후 1년여간 총 6건의 연구 과제를 수주했는데, 대학가에서는 “정상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화여대의 입시 부정을 확인하고도 바로 정원 감축 조치에 나서지 않고 교육부의 시정 요구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 검토하겠다고 한 것도 교육부가 한발 물러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37·구속)의 연세대 재학 시절 학사관리 부실 의혹과 관련해 교육부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세대 학칙에는 학사경고를 3회 받을 경우 제적한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장 씨는 1998년 승마종목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한 후 학사경고를 3회 받고도 졸업했다. 연세대는 “체육특기생은 당시 관례에 따라 학사경고를 3회 받더라도 졸업시켰다”며 “장 씨뿐 아니라 1998년 입학생 중 24명이 학사경고 3회를 받고 졸업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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