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출석 앞두고 잠적한 우병우에 현상금까지 금액이 무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2일 14시 22분


"사람을 찾습니다"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49)이 잠적한 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음에 따라 정치권과 네티즌들이 이례적으로 합심해 '우병우 찾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 출석요구서가 처음 송달된 기점으로만 봐도 자취를 감춘 지 16일째다.

1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우 전 수석의 자택엔 신문 3일치와 함께 열흘 넘게 2차 출석요구서 및 동행명령장이 방치돼 있었다. 내부에선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고 주차장에도 우 전 수석 소유의 차량들이 보이지 않아 이미 거처를 다른 곳으로 옮겼음을 짐작하게 했다. 아파트 관리원은 "도둑이 들까봐 신문은 우리가 수시로 치웠다. 3주 가까이 우 전 수석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일부 의원들은 현상금까지 내건 상황이다. 7일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 사비로 500만 원을 낸 것을 시작으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00만 원, 김성태 국조특위원장이 100만 원을 보태며 현재 1100만 원까지 올랐다.

네티즌들도 현상금 포스터 및 각종 패러디물을 만들며 이에 호응하는 모양새다. 일부는 '수사대'를 자청하며 은신처와 차량 등을 토대로 소재 파악에 나섰다. 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의 네티즌들은 "우 전 수석의 가족회사에 3시간째 잠복하고 있다"는 글이나 "흰색 벤츠 차량을 타고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해당 커뮤니티는 7일 청문회에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7)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60·구속 기소) 사이의 관계를 제보해 조명된 곳이다.

전문가들은 차관급 공직까지 지낸 인사가 국민들에게 적절한 설명조차 없이 잠적한 것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김 전 실장은 80세에 가까운 노구에 몸 상태도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청문회에 나와 밤늦게까지 국정조사에 임한 반면 우 전 수석은 '미꾸라지'처럼 피해 다니고 있는 대조적인 모습에서도 무책임한 우 전 수석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현행법상 청문회 출석요구서나 동행명령장을 당사자가 수령하지 않으면 출석을 강제하거나 처벌할 수 없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이 알고 있는 법률적 지식을 악용해 국격을 한 번 더 떨어뜨리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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